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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ul 09. 2024

물위의 작은 집

두어시간 잔거 같다. 무선 미니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침대에서 홍이 (고래인형)안고 여름담요덮고

노곤하게 잤다. 꿈도 꾸었다. 엄마가 좋은일에 쓰신다고 뭔가를 기부해서 그걸 가지러 오기도 하고 .

나쁜 꿈은 아니었던듯 하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8년짼데도 난 늘 엄마꿈을 꾼다. 혹자는 내가 불효를 많이 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내 무의식에 아직도 아기노릇하던 늙은 딸의 잔상이 남아 그러는거 같다.

엄마한테 죄송한게 너무나 많지만, 딱 두가지가 더 그렇다.


정릉으로 갈때 큰 평형이 가능했는데 20평대 작은곳으로 가서 엄마를 답답하게 했던것, 그리고 운전 못해 병원이라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던. 그때는 카카땡 택시 부르는 법도 몰라 여름, 겨울, 힘들게 움직였다.

google

엄마가 시설에 계실때, 언니와 통화하는데 

"엄마 유치하드라"

"왜?"

"내가 들어서니까, 차 가져왔니? 하고 크게 말씀하시더라"라고.

그게 내심 부러우셨던거다. 나한테는 '차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데. 없는게 낫다'라고 하셨지만 노쇠한 몸으로 버스에 오르기도 쉽지 않고 멀미를 하셔서 택시 타도 늘 조마조마 하셨으니 많이 힘드셨을거다..


자식은 아무리 널뛰기를 해봐야 부모 마음 1/100도 따라가질 못한다.

그러다보면 부모님은 커다란 물이 돼있고 자식은 그 곁을 서성이는 작은 집이 돼있다. 


지금부터 극본좀 쓰고,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다시 읽고 리뷰를 써볼까, 어쩔까 그러고 있다.

나야말로 상팔자다. 노는게 돈 버는 일이니...그래서 안벌리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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