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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물위의 작은 집

by 박순영

두어시간 잔거 같다. 무선 미니 선풍기 하나 틀어놓고 침대에서 홍이 (고래인형)안고 여름담요덮고

노곤하게 잤다. 꿈도 꾸었다. 엄마가 좋은일에 쓰신다고 뭔가를 기부해서 그걸 가지러 오기도 하고 .

나쁜 꿈은 아니었던듯 하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8년짼데도 난 늘 엄마꿈을 꾼다. 혹자는 내가 불효를 많이 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내 무의식에 아직도 아기노릇하던 늙은 딸의 잔상이 남아 그러는거 같다.

엄마한테 죄송한게 너무나 많지만, 딱 두가지가 더 그렇다.


정릉으로 갈때 큰 평형이 가능했는데 20평대 작은곳으로 가서 엄마를 답답하게 했던것, 그리고 운전 못해 병원이라도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던. 그때는 카카땡 택시 부르는 법도 몰라 여름, 겨울, 힘들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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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시설에 계실때, 언니와 통화하는데

"엄마 유치하드라"

"왜?"

"내가 들어서니까, 차 가져왔니? 하고 크게 말씀하시더라"라고.

그게 내심 부러우셨던거다. 나한테는 '차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데. 없는게 낫다'라고 하셨지만 노쇠한 몸으로 버스에 오르기도 쉽지 않고 멀미를 하셔서 택시 타도 늘 조마조마 하셨으니 많이 힘드셨을거다..


자식은 아무리 널뛰기를 해봐야 부모 마음 1/100도 따라가질 못한다.

그러다보면 부모님은 커다란 물이 돼있고 자식은 그 곁을 서성이는 작은 집이 돼있다.


지금부터 극본좀 쓰고,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다시 읽고 리뷰를 써볼까, 어쩔까 그러고 있다.

나야말로 상팔자다. 노는게 돈 버는 일이니...그래서 안벌리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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