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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창문 여는 여자

by 박순영

에어컨을 틀때 보통들 창문을 닫는거 같은데 나는 여닫는게 귀찮아서 그냥 열어놓는다..

그래서 전깃값이 더 나와도 할수 없다. 갑갑한게 싫으니..



그래선지 오전 내내 포근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실신하듯 잠을 잤다.

어쩌면 일산에서 약속이 있을수도 있었지만 그게 무산이 되면서 마음이 널널, 긴장이 풀렸다. 하기사 이런날 만나봐야 싸우기나 할것이다.



태풍이 지나가도 폭염은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기이한 기사를 보자 오히려 마음이 풀어졌다.

뭐랄까? 모든걸 내려놓은?

거의 누드차림으로 하루종일 집안을 서성이는 것에 익숙해져서 이젠 옷을 입는게 더 귀찮다.

이러다 정말 <타잔>에 나오는 '제인'이 되는거나 아닌지...



정이 떨어지고나면 미움도 원망도 없다.

여름은 여름대로,나는 나대로 갈길을 가면 된다.. 사는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아직도 가출판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거 같다...

아이고나, 알랭드보통은 언제 다 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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