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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Sep 09. 2024

영화 <리플리>

-쓸쓸한 선택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전 작고한 알랭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가 떠올랐다.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개인이 상상속 허구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이상행동, 허언을 일삼는 것을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한다면  두 영화는 서로 똑 닮아있다.


가난하고 무력한 톰은 부호에게 돈을 받고 그 아들을 찾아 이탈리아로 가서 그, 딕에게 접근한다. 그리고는 그의 애인 마지에게 끌린다.  그렇게 둘의 뒤를 쫓아다니는 동안 그는 딕에게도 끌려 '동성애'로 보이는 이상행동까지 보여 그로부터 절교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는 선상에서 서로 다투다 결국엔 딕을 살해하는데...


자신의 현실에 100% 만족하는 이는 세상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만큼 누구든 보다 나은, 보다 풍요로운, 보다 대접받는 이곳이 아닌 저곳을 꿈꾸며 살고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할수 있다. 다만 그것을 일정선에서 제어를 하느냐 못하느냐가 문제라 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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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라진 딕을 찾아오는 그의 친구...

이렇게 이야기는 점점 톰이 감당할수 없는 지점으로 확대돼간다.


이 지점에서 내가 궁금한 것은, 그렇게 도달한 (도달했다고 믿는) '상류사회'에 톰이 과연 만족했을까 하는 점이다. 부호인 아버지에게 반항해 작가인 애인을 데리고 도피하듯 유럽을 전전하는 딕의 삶에 그는 매혹당하고 흉내내고 싶어하고 심지어는 그의 옷냄새까지 맡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다  딕을 살해했으면 그 딕의 자리를 톰은 대신할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리플리증후군에 시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드는데, 그것은 자신의 현실을 오롯이 받아들일 용기나 정직성의 결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나'를 '나'로 받아들이는 것도 노력에 의한 것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비단 개인의 나약함에서만 비롯될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생겨난다. 그것은 빈부의 격차를 만들어낸 사회구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리고 가까스로 자신이 원한 '저곳'에 도달했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이 꿈꿔온 것들을 다 소유하고 누릴수 있는가 하는 문제까지로 발전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욕망이란게 늘 같은 모양새와 질량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또 더 먼 '저곳'으로의 도약을 꿈꾸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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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 영화는 한 소외된 개인이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기웃거리다 결국 살인자로 전락하는 비극을 보여주고 있다. 톰을 살인자로 만든것은 시도때도없이 그를 무시하고 비하한 딕만의 책임이 아닌라는것을 감독은 관객이 읽어주길 바라는듯 하다.


참고로 '리플리'라는 말은 1955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있는 리플리씨>라는 작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daum 백과사전)




참고영화


타이틀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미국 2000

감독 앤서니 밍겔라

주연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

러닝타임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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