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흔히 일장춘몽이라 한다. 좋은꿈으로 하루종일 뭔가를 기대하게 하는 날도 있고 반대의 날도 있다.
계속 같은 악몽을 꾸면서 불길한 예감에 노이로제 생을 이어갈 때도 있고 .
내가 비록 초현실이나 무의식세계에 정통한건 아니지만, 꿈은 의식과 현실의 반영이라고 한다면 분명 그런 꿈을 꾸는 원인이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항상 적은 내 가까이 있다는 건 변함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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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칙한 영화 <해피 데스데이>는 주인공 트리의 생일이 반복되며 밤마다 그녀가 살해되는 꿈을 꾸는 내용이다.. 간신히 눈 뜨면 지난밤 술취해 들어온 카터의 기숙사방....
같은 대화, 같은 일상, 같은 이벤트의 반복으로 그녀는 지치고 밤이면 두려움에 떨며 자고 그러나서는 어김없이 꿈에서 살해를 당한다.
시간은 그 하루에 멈춰있고 도무지 흘러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다 어느날 그녀는 날선 결심을 하는데 그 꿈을 역이용해 자신을 해코지하는 상대를 없앨 생각을 하고 마침내 실행한다. 그러나,...
일단 같은 날, 같은 사건의 반복이라고 해도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트리의 심리에 관객이 몰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심리, 심령적 면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바탕으로 끌고 가는 영화라는 뜻이다. 복병이란 말 그대로 '숨어있는 적'이라는 뜻임을 상기할때 우리를 휘협하고 해하려고 하는 존재는 늘 가까이 있다는게 무엇보다 섬뜩하다.
어찌보면 사소한것에서 증오와 악의는 싹틀수 있고 그것이 범죄로 내지는 오랜시간, 어쩌면 영원한 적의로 지속될수도 있다는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런 꿈을 계속 꾸면서 트리는 멀어져있던 아버지와 화해도 하고,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왕따를 당하는 친구의 편을 들면서 일련의 성장을 하게 된다. 그런 런의미에서 이 영화는 20대 초반 여대생의 성장스토리기도 하면서 동시에 '악'의 근원과 실체에 대한 매우 날렵하고 발칙한 발상과 전개라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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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사람사는 곳은 다 같다'고 한다. 그 말속에는 인간에게는 호의를 가장한 악의가 존재한다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하면 친구의 생일을 맞아 준비한 조그만 컵케익 하나에도 세상사를 요약해 담을 수 있다는 말도 된다.
별개로 타이틀 그대로의 '행복한 죽음'이란게 존재할까를 생각하게 하는데, 그것은 지상에서 어느정도 상대와 세계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실천한 사람들에게나 다가오는 선물같은게 아닐까 한다.
가볍게 보기에는 내포된 메시지의 질량이 무거운 그런 작품이라 할수 있겠다.
이 영화의 속편도 제작이 된거 같은데 기회가 된다면 보고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그리고 길지 않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