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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파괴자

by 박순영

물가의 작은집 하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야말로 비바람에서 보호해줄 그런 작은 집.

그곳에 비록 화단도 없고 반려동물도 없지만

마음이 평온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그 집에 대한 그림이 하나하나 퍼즐이 떨어져나가는것처럼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작은집은 더이상 보이지가 않았다.


흔히들 말한다.

쌓아올리는건 오래 걸려도 무너지는건 한순간이라고.

나는 그 침입자를 너무나 긴 시간 용서하고 받아주었고 거짓이나마 화해하면서 끌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작은집의 그림자는 종종 그와 부딪쳤고 더는 그를 용납할수 없다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물을 향한 그리움, 이끌림까지 포기할수는 없어서

그 침입자를 내 곁에서 멀리 놔두기로 하고는 또 오랜 시간 그리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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