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맡긴 명함이 다 됐다고 일산으로 수령오라는 톡이 와서
퀵으로 보내라고 하였다. 그게 돈이 덜 들기 때문이고, 일산까지 왕복할 생각하니
귀찮기도 하고.
그런데 하필, 단전이 됐을때 출발했다는 문자가 왔다.
아이고나, 4층이 아주 못올라올 높이는 아니어도 고민은 됐고
결론은 내가 내려가서 받는게 젤 낫다는.
해서 1층까지 , 계단 울렁증 있는 내가 후덜덜거리면서 내려갔다.
그리고는 5분이 채 안돼 오토바이 한대가 들어와서
'명함이죠?'
'네'
'저예요. 엘베가 정전이라..'
'아 고맙습니다'
'제가 잔돈이 없어요. 그냥 다 가지세요'
하고는 거스름돈 5000을 포기했더니 기사의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어났다.
그렇게 가져온 명함을 열었더니 뒷면 글씨가 안보일 정도로 작게 박혔다.
'내가 하는 짓이 다 글치 뭐.'하고 웃어넘겼다.
내 전번과 메일은 앞면에 떡하니 박았으니 별문제 없다.
뒤에는 로맹의 책들을 간략하게 나열했는데 그게 깨알글씨다. 그리고 로맹가리 사진과 페루의 바다...
지난번 <연애보다 서툰 나의 독서일기>에도 포함시켰지만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도 그렇고 로맹가리의 글은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돌려말하면 , 읽기 만만치 않은 글이 대부분이다...
팔리든 안팔리든 독서일기, 영화에세이는 계속 내기로 했으니 이제 슬슬 읽고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