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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an 03. 2025

다가올 봄은...

해도해도 까먹고 힘드는 원천세 신고를 어젯밤 친구와 함께 끙끙대면서 한건 했다. 빨리 돈벌어서 세무는 외주를 줘야지 못해먹겠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었다.

그러다 자연히 시국이야기로 돌아갔다.

비록 8인의 불완전체 헌재 구성이지만 그래도 확률은 높아졌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도 경제통이 대행을 맡으면서 '먹고사는 일이 망가지면 다 끝'이라는 위기의식을 제대로 느껴 다행이라는 얘기까지...


그리고는 이번 테땡에서 구매한 운동화가 나한테 커서 친구에게 줬다.

그 친구는 '딱맞네'라면서도 '등산할때는 좀...'해서  '발 아프면 버려'라고 하였다. 내가 부자는 아니지만 안맞는 신발을 억지로 신으라고 할수도 없고...


오늘 한파라고 해서 보일러를 돌리고 잤는데 그래선지 나는 도통 못느끼겠다.

이따 나가보면 알려니 한다.

그리고 어제는 계속 시야를 어지럽히던 앞머리를 싹둑  잘랐다.

'추성훈 딸 사랑이처럼'

'손님, 걔 애기였잖아요'

그러면서도 최대한 잘라서 이제는 편한데 문제는 매직 퍼머한 지도 2개월이 돼서 뿌리쪽은 자연머리라 그 부분이 드러나면서 옆은 매직기가 있고 앞머리는 그냥 생머리라는 웃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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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려나 지금 집행중이라는 체포시도가 큰 불상사없이 이루어지기만을...확률은 거의 없지만.

저렇게까지 쫄보인줄은 상상도  못했다. 자진출두하면 얼마나 좋아. 그럼 예우도 받고....

전세계 리더들이 고생한다. 우리말이 그렇게 어렵다는데 1,2주 주기로 대행이 바뀌면서

'윤-한-최'와 대등 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성명을 발표해야 하고.

아무튼, 해외에까지 민폐인 이 사태가 빨리 마무리되기만을 고대한다. 그런 의미로 올 봄은 유독 반가울거 같다..




다음날 새벽,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규현으로부터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애가 탄 은영이 꼭 보자는 문자를 여러번 날려도 그는 묵묵부답이었다.그녀는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곡을 했다. 이렇게 틀어지면 안 되는데. 그날의 '오해'를 안고 이렇게 어긋나면 안 되는데...그녀는 천천히 침대 옆 협탁에서 지난 2년 동안 모아온 수면제를 꺼냈다. 그리고는 입에 다 털어 넣었다. 물을 넣고 삼키려는데 컬러링이 요란하게 울려댔다.그대로 알약을 모두 뱉어낸 은영의 귀에 "밖에서 약속하기가 불안해서 아예 니 집 앞이야. 지금 문 열어줄래?"라며 규현이 숨도 쉬지 않고 긴 문장을 토해냈다.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올 때 이미 두 다리의 힘은 다 풀려있었다. 그녀는 무릎으로 기어 현관으로 가서 손잡이를 돌렸다.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그리운 그가 들어섰다.
"은영아" (성난도시)

"허양우씨는 아직도 실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 그게 망상을 만들어낸 거고요. 당신은 여전히 실연 시점에 머물러 있어요. 당신은 결혼한 적이 없어요. 그녀를 대체할 또 다른 여자를 만들어낸 거죠. 그리고는 두 여자를 동일시한 겁니다. 좀 더 안정적 삶을 살도록 해요. 약을 좀 바꿔줄게요"라며 의사는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때 양우의 두눈에 의사 뒤의 창밖 풍경이 들어왔다. 사람으로 치면 갓 스물이 된 어리지도 그렇다고 성인도 아직 아닌 어설픈 중간지대를 지나고 있는 서툴고 황량한 신도시의 풍경이 (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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