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파잠을 잤다. 먼 외출을 하고 온 탓도 있지만, 자다보니 소파였다. 2미터도 채 되지 않는 그 위에어 쪼그리고 잠이 들수 있었다는게 신기했다. 그런걸 보면, 내가 여길 '내 집'이라고 무의식에 알려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이가 몇이 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예민하고 불퉁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 내내 쌓인 피곤과 스트레스로 경직된 뇌가 쉬지 못하니 그럴수밖에 없으리라.
나도 예전에 거의 두달을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러다보면 하루 종일 자려고만 했고 그럴수록 불면증은 더더욱 심해졌다. 그래서 결국 정신과를 찾게 된것이고 그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수면에 집착할수록 불면은 더 기승을 부린다. 그것은 마치, 관계에 연연할수록 더더욱 꼬여가는 것과 같다..
그나마 몸의 불편함은 약이나 있지 사람에게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는 약도 없다는게 문제다. 그저 시간이 흐르길, 잊은듯 무심하게 지내는게 약이라면 약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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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로부터는 아무 연락이 없다...아니, 기대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한참 폰을 쳐다보다 포기하고 잠에 빠지는 날이 하루하루 늘어갔다...어떤날은 충동적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려다 멈칫하기도 하였다. 해서, 그녀는 아예 자기 폰에서 그의 번호를 삭제했지만 그 번호는 그런다고 지워지는게 아니었다. 그녀는 옆방에서 들리지 않도록 이불을 뒤집어 쓰고 통곡을 하고 뒹굴어도 보고 술에 취해보기도 하였지만 시커멓고 날카로운 운명의 발톱을 피할 순 없었다. 그리고는 사납게 비가 퍼붓던 날, 손목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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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