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by 박순영

정발산동에 눈이 내린다고 한다. 나는 장항 2동이지만 거기가 거기다. 이렇게 말하는건 내 눈으로 확인을 안했기 때문인데, 어쨌든 눈이 내렸거나 내릴 예정이거나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간혹 4월에 봄꽃위로 눈이 내리는 경우도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할것도 없다. 어린날, 하굣길인가 봄 한가운데 눈이 내리던 기억...

이렇게 눈은 계절도 시간도 기억도 모두 미완으로 만들며 시도 때도 없이 내리곤 한다. 그래선가 기온도 좀 내려갔다. 어쩐지 지난밤 소파잠을 자는데 춥다는 느낌이...



처음 오피스텔로 왔을땐 여러가지가 다 신기하고 날림같았는데 이제는 이 키치한 맛에 길들여진듯하다. 예로, 주방 벽이 타일모양의 시트지라든가...ㅎ

저 커다란 창밖으로 눈이 내리던 겨울의 기억은 아파트 작은 창밖의 풍경과 대조를 이뤄 더 한층 그리워질듯 하다.

이왕 눈이 내린다고 했으니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의 폭설이면 더 좋겠다..

지난 겨울 모진 기억들을 봄눈 속에 다 파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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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성에 관한 다양한 각도의 시선을 담은 소설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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