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시 선잠속에 아기 꿈을 꿨다. 서양아기로 보이는 눈이 또렷하고 맑고 이쁜 그런 사내 아이가 나를 보면서 어서 웃으라는 표정을 지어보여 나도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해몽을 보니 작은 새로운 기회, 기반, 내지는 대인관계가 개선 된다고 나와 뭘까, 하고 은근 기대를 하였다. 어젯밤 좋은 일이 있긴 했다. 삶은 신비롭다. 미리 알려주는 장치가 있으니...
어제 또 소파잠을 잤다. 겨울 다 가고 보일러를 틀었더니 노곤한게 금방 잠이 들었다. 이집에서의 이런 시간도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주엔 매수자가, 가구 놓을 자리, 칫수등을 보러 온다고 한다. 팔순이 다 된 어르신이 쓸 집이고 그 따님이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밀려나는 입장이지만 부디 이 집에서 오래오래 건강, 무탈하게 사시길 바랄뿐이다.
나때만 해도 여자 혼자 산다는건 꿈도 꾸지 못하던 일이었다.요즘은 대학만 들어가면 독립하는게 대세인듯하다. 우리 오피스텔만 해도 거의가 젊은 층이고 간혹 내 연배가 보이는 정도다. 동거내지는 신혼 커플도 꽤 눈에 띈다. 아파트 사기가 힘들어지니 오피스텔로 몰린다는 기사도 뜨고..이 판국에 난 팔고 나가니 쩝!
어제도 복층에 안 올라갔다.. 앉은뱅이 의자 하나 주문해서 앉아서 왔다갔다 하면서 정리를 해볼참이다. 어제는 [옵션]이라는 단편을 썼다. 오늘은 또 어떤 얘기를 풀어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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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
실연 , 버려짐 뒤의 홀로서기등 다양한 사랑의, 삶의 풍경을 담아본 관계와 상실, 기억과 아픔에 관한 연작 소설집.
꾸준히 사랑의 연작을 발표해온 저자의 이번 앤솔로지엔 주로 겨울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사랑의 풍경이 펼쳐진다. 홀로 된 뒤의 지난한 홀로서기 과정,현실에서 외면한 회한, 아픈 과거와 현재의 충돌, 계산된 우정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삶의 풍경을 다양한 변주로 밀도 높게 그려냈다. 상실과 고독을 앓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돼주길 바라는 저자의 염원이 심플하고 소박하게 담겨있는 소품집.
다른 듯 비슷해 보이는 개개인의 비밀의 방으로 읽힐 수 있고 그 모든 것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어보았다..
중편 {지난 겨울 눈사람 이야기}는 이별 뒤, 정확히, 버려짐 뒤 한 여자의 홀로서기 과정의 만만찮음을, [한겨울밤의 꿈]은 돌아온 사랑도 실망시킬 수 있다는 ,[베프]는 계산된 우정을, [강풍주의보]는 사랑과 계급을,[굳은 맹세]는 뒤늦은 회한 ,[우리 다시 만나면]은 상처와 화해의 고단한 과정을 그렸다.
이별과 상처, 과거와 기억의 충돌, 그럼에도 기대를 놓지 못하는 미래, 이렇게 우리는 저마다 다른듯 닮은 삶의 내력을 하나 둘 쌓으며 살아간다. 이 지점에서 타인과 나는 오버랩되고 삶은 그럭저럭 흘러간다. 이 모든 생의 변수를 이 책은 소곤소곤 속삭이듯 그려냈다.
책속으로/
유경은 침대 옆 미니 냉장고를 열었다 생수 두어병 외엔 아무것도 없는 게 마음이 아팠다. 돌보는 사람 없이 이렇게 방치된 채 누워 있는 민기가 너무도 가여웠다. 다시는 떠나지 말아야지...그가 어떤 변덕을 부려도 그를 버리지 않기로 다짐을 했다. 그리고는 침대 옆 보호자 침대에 조용히 앉는데 기척을 느낀 민기가 눈을 떴다. 그는 힐끔 유경을 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굳은 맹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