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봄

by 박순영

어제는 간만에 망중한의 시간을 가졌다. 종일 침대에서 뒹걸거리다 저녁에 친구 오라고 해서 약간 치워진 거실 자랑을 했다. 친구가 통닭한마리를 사왔는데 몇번 먹다보니 남는게 없었다. 아마도 좀 큰 병아리같았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친구가 중국 갔다오면 뒷정리하고 엄마한테 가기로...



이제는 엄마한테 가는게 연례행시가 되다시피 했다. 10년전 가셨을때는 거의 격월로 갔는데 확실히 나도 게을러진다.

이번에 이사할때 차라리 이천 근처로 갈까도 생각해봤는데 집값이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 일때문에 수도권을 벗어나는게 꺼려졌다. 여기 박혀있다고 크게 뭐가 오는건 아니지만...작개나마 영상도 하고 그러려면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게 나을듯하다. 버틸수가 있다면.

나중에 정말 강원도 해안 라인쯤에 집 하나 가질거라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으이그, 빨리 월세나 벗어나, 라며 타박을 주었다. 그 말이 전혀 서운하지 않은게 말속에 진심 걱정하는 마음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만성결막염으로 눈꼬리 주위가 벌겋게 짓물러서 안연고를 찾아봤는데 어딨는지 알수가 없었다...해서 약국을 검색했더니 바로 옆에는 없고 5-10분 걸어야 한다. 이런건 오피가 나은거 같다.

어차피 내년엔 오피로 복귀하니 그때는 인프라는 마음껏 누리지 싶다.


지금 봄꽃이 만발해 장관이라는 호수를 멀어도 조만간 다시 찾으려 한다. 서울 때 괜히 봄만 되면 여기 호수가 떠올라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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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과 결핍으로 마음을 다친, 그러면서도 한줄기 빛을 놓지 않는 끈질긴 삶의 내성을 그린 글들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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