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여자

by 박순영

낮엔 한여름, 아침 저녁은 늦겨울...요지경같은 날씨에 기침이 난다. 어제, 소파잠을 자서 더 그런거 같다. 뭐 그리 심한건 아니지만..



발코니 없는 오피에 한동안 살았던 여판지 여기와서 거실 유리문에 박치기를 몇번 하였다. 어제도 그래서, 지금 미간과 이마가 두군데가 뻐근하다. 코미디도 아니고..해서 어제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예전에 백화점 유리문에 부딪쳐 안경 나가고 입술 터지고 했다고...마치 무용담 떠벌리듯이 한참을 이야기했다.

어제의 하이라이트인 세무서 오피 양도세 신고는 후덕해보이는 담당자가 편하게 해줘 서식따라 그대로 썼더니 금방 접수증을 주었다. 밑지고 팔았어요? /네....이거 신고하기 어렵다는데? /그건 차액이 났을때요.../ 그땐 양도소득세 직접 계산하셔야 돼요/그럼 밑지고 파는게 편하네요/ 허허,좀 복잡해도 차액 남기는게 좋죠.../제가 장사하는데 원천세 신고도 여태 잘 못해요. /그거 쉽지 않아요. 세무사들도 곧잘 실수하고요./

하면서 내 신분증도 확인하지 않았다. 믿거니 한거 같다. 즉, 내가 사기치기 좋은 유형이라는 얘기다...ㅎ


그렇게 5분만에 신고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나와 택시로 내과에 가서 약을 타고 택시로 집에 오는데, 알고보니 기사님이 사별남이었다. 여자 만나기가 두렵다, 라고 해서, 우리 나이대엔 거의가 돈 노리고 접근하는거니 조심하세요 하면서 내 얘기를 했더니, 내릴때, 잘살아요!하고 큰소리로 당부를 해주었다.그러고보면 싱글로 사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은거 같다. 마음가득 외로움과 공허를 안고.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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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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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이었건 20대 초반의 시기는 생의 황금기였다. 그 시기를 공유했다는 건 일종의 축복이라 여기며 선희는 해경과의 만남을 기대한다. 그리고는 해경이 좋아하는 모카케익을 사들고 택시에 오른다. -<페이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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