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는 여자

by 박순영

요즘 갑자기 글복이 터져 하루종일 키보드를 두드려대고 있다. 그러고 있자니 잡념도 없어지고 잔챙이 걱정거리도 사그라들고 그래서 좋긴 한데 종일 먹어대는 기이한 습관이 생겼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L사의 빙수를 흡입하듯....


지인의 책 증보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게 또 여간 만만치가 않다. 원작자는 바쁘다며 거들떠도 안보고 마치 내가 원작자인양 죄다 뜯어고치고 첨삭하고 하고 있으니...가끔은 뭘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출간이 되면 솔찮게 인세라는게 들어온다니 참는다.


증보작업 말고도 이야기중인 게 있어 그것까지 하게 된다면 올 여름은 여행이고 뭐고 다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순조롭게 진행만 돼준다면야 그까짓 여행은 가을에, 겨울에 가도 되므로 그것으로 퉁치려 한다.


이제 집안 창도 다 열어놓으니 맞바람이 불어 제법 시원하다. 마음을 다쳐 담요며 이불속으로 기어들어 가기 바빴던 지난 겨울이 이젠 아득하게만 여겨진다.

이렇듯 모든건 흘러간다. 오롯이 돌아와준 나의 루틴에 감사한다. 증보와 내 작품집 외에도 시나리오도 시작했는데 이건 틈틈이 써나가야할듯 싶다.


지인의 책 리뷰를 쓰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 공간에 이제는 매일 글을 올리다 이제는 글이 생계와 연결되는 형국이 됐으니 조금은 아이러니하지만 그래도 작게나마 운이라는게 주어진 이 시간에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멀리 보지말고 주어진 현재에 충실해야 할 때가 온듯 싶다. 시간을 잘게 쪼개 살아야 하는 그런 시기가 온것이다. 이럴때 내 안의 크고작은 앙금들이 밀려드는 일의 파도에 다 쓸려갔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