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단골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싹둑 자르고 염색을 하고 왔다. 내게는 큰돈이지만 그래도 철에 한번씩은 다듬어주기로 하고 있다.
또래들중에는 여자인데도 머리가 다 없어져 정수리가 휑하다거나 심하면 부분가발까지 착용하는데 나는 그에 비하면 축복받은 셈이다.
아마도 엄마쪽 유전자를 물려받았지 싶은데 언니 역시 아직까지 빽빽한 숱을 자랑한다.
하지만 남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본인들은 머리한번 감는게 일이고 마르는데도 한참 걸려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래서 숱도 칠겸 머리도 다듬을겸, 그리고 아직 백발로 다닐 나이는 아니어서 대략 철에 한번은 관리를 받곤 한다.
이렇게 머리카락을 자르고 나면 처음에는 물론 어색한데 일주일 후쯤이면 그 나름의 모양이 잡혀 조금 이쁘다는 느낌도 든다.
이 상태로 혼자 여름을 잘 나고 찬바람 불어 다시 미장원을 갈 시점에는 최소한 자연스레 손이라도 맞잡을 사람 하나쯤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까도 원장에게 '남자 문제정리 되면 올게요'하고 인사를 하고 왔으니 그때쯤이면 어지러운 개인사가 가닥이 잡혔으면 한다.
그리고 나는 멘탈이나 의지가 유리라서, 개인사가 어지러우면 글을 비롯한 일에도 영향을 받는데 그 점도 이 여름에는 고쳐볼 생각이다.
숱도 적어지고 찰랑찰랑해진 머리카락에 조금은 기분이 업되는 듯 하다. 바람불면, 여름 지나 찬바람 불어오면 미지의 그와 짧은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