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개길 기다렸는데 뇌우를 동반한 폭우가 예고 돼있다. 6월 하순 장마가 앞당겨 온건가 싶을 정도로 줄창 내리는 비 탓일까, 어제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보통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고 온화해지는데 어제는 안좋은 일이 있어 마음도 무겁고 밤에 잠들게 하는 약 (딱히 수면제가 아니어서)도 거른걸 모르고 그대로 잤기 때문이다. 악몽과 흉몽 사이의 난삽한 꿈속에서 나는 심리 게임같은 걸 했던 거 같다.
그렇게 깨고나니 베개에 피가 조금 묻어있고 아무튼, 신경이 많이 다운된 그런 아침이다. 이렇게 오전에만 내리고 오후에는 갠 하늘을 보고싶은데 그게 어려울것 같으니 종일 이 모드로 가야 한다는 얘긴데...
어제는 석탄일이고 간만에 비도 오고 해서 근처 사찰의 풍경도 볼겸 다 늦게 걷기에 나섰다가 물웅덩이에 한발을 잘 못들여놔 애먼 신발만 망가뜨리고 질척질척 집으로 오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요즘 약간 기운이 상승하는 모양새여서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종일 우울하다, 죽고싶다는 메일에 치여 나까지 그런 심정이 됐달까...
"가끔은 침묵하면서 미소만 짓는게 좋은 방법이다"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침묵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많고 다양할 것이다. 상대의 말이나 의견에 동의할때도 침묵을 택할수 있고 너무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경우에도 그럴수 있다. 어제의 난 후자였으니 종일 다운될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만 참으면 내일쯤 해가 나려니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부침없는 삶이 어딨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견디는 것을 선택하고 그렇게 삶은 이어지는 것이려니 한다. 타인에게만 관대할게 아니라 내 자신부터 온유하게 품는 습관을 들여야 할듯 싶다.
(2) John Denver - Sunshine On My Shoulders (from The Wildlife Concert)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