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애매한 열정

by 박순영

여름이라 그런지 하루만 지나면 머리가 떡이 지고 가려워 다시 감고를 한다.

그래도 짧게 잘라 그나마 감는 건 수월하다.



대학시절, 거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하고 다녀

내 별명이 인디언인 적도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긴머리가 어떻게 인디언으로 연결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줄창 나를 그렇게 부른 이가 있었다.



어릴적에는 왜 나이가 들면

죄다 머리들이 짧아질까를 몰라했다.

난 나이들어도 죽어도 짧은 뽀글퍼머는 하지 말아야지,했다.

지금도 뽀글퍼머는 하지 않는다.

일단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릴때보다 숱이 확 확줄어든것은 틀림없다...

나이를 먹는다는건 어릴때의 모습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두피 관리를 안해 정수리 부근에

제법 넓게 사마귀까지 생겨 그 부위가 가렵기까지 하다.

의사말로는 시술로 떼어내는건 할수있는데 그 부위에 머리카락이

안 나올수 있다고 한다.

내가 무슨 청나라 사람도아니고 해서 일단은 지내보기로 하고 있다.



점점 우스워지는 몸과

고루해지는 생각,

느려지는 행동거지.

잊었는지 지쳤는지 애매해지는 삶에의 열정.


이런게 늙어가는 징표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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