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실 검도구경 갔다가
체육관에서 나오는 길을 몰라서
일대를 빙빙 돌았다.
일단 나온 다음에는
차가 세워져있는 '1-3'을 찾지 못해
한시간여를 물어 물어 하다가
내가 1층으로 나온게 아니고 2층에
있다는 걸 알고는 다시 내려가서 ...
차주인인 동행의 전화를 너댓번씩 받아가면서
그렇게 간신히 차를 찾았다.
차 키를 내가 갖고 있어
비로 젖은 잔디밭에 쪼그려 앉아있는 동행을 보는순간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한양
여간 반갑고 다행스러운게 아니었다.
그렇게 차안에 안착한 나는
경기가 끝날때까지 거의 세시간쯤 기다리다
집에 들어왔다.
아무리 헤맨다 해도 그래도 서울 하늘 아랜데
집에 못가랴 싶었지만
문제는 내 손에 쥐어진 남의 차 키가
심한 압박감으로 작용한
어제를 기억하면서
남의 차에서 분리될때
그의 차키는 맡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무엇이든, 내 것이, 내 소유의 것이 마음 편한 것임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다 저녁에 비가 그치고 서늘한 바람이 불던
신록이 아름답던 잠실의 한여름밤의 감흥은
오래오래 내 안에 각인 될듯싶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돌아보면,
역시 길을 잃고 헤맨것이
주된 기억으로 떠오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