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쉬었던
비가 다시 내린다.
빗속을 여기저기 헤매게 하던
모진 인연도 끝이 나고
조금은 쓸쓸한 자유를 맛보며
새 한마리 창가에 올린다.
아직은 작은 새여서
날개만 파닥거리지만
언젠가 제대로 날아오를 것을 믿는다.
오늘, 내일 중으로
장마가 물러간다고 한다.
그리고는 지독한 폭염이 몰려올걸 알지만
그렇다고 죽지는 않을 것 같다.
불필요한 외출을 할일도 없어졌고
더이상 끓어오르는 내열에 시달릴 필요도 없으니.
읽다만 책을 좀 읽고
이사 계획을 좀더 적극적으로 세워볼까 한다.
살만큼 살았으면
옮겨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있을만큼 있다가 새가 돼서 떠나가는 인연들을
굳이 탓할 필요가 없다.
한동안 들을수 없을
빗소리를 오늘은 너그러이 들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