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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over the window

by 박순영

일주일째 킹 사이즈

침대를 기다리고 있다.



매트리스는 타업체에서 주문해서

지난주말에 받았는데


프레임이 여태 안와서

침실모양이 말이 아니다.



침대...

야전침대같은게

집에 하나가 있어서

난 어릴때부터 침대생활을 했다.



엉성한 지지대부분이

내려앉아 자고나면 허리가 뻐근했지만

최소한 바닥생활은 면했던 내 어린날...



그래선지 아직도

맨바닥에서 자는게 불편하고 잠도 오지 않는다.



그 침대에서 내다보던

창문밖에는 엄마가 작게나마 화단을 만들어놓으셔서

그걸 보며 계절을 헤아리기도 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어느날,

그 창을 허물고 방을 새로 들이는 바람에

나의 창문너머 화단보기는 끝이 났다.


침대는 자주 아파

누워있기를 반복하던 내게

어린날 창문너머 세상의 시간을

확인시켜 준 친구나 다름없어서

그걸 없애버린 아버지를

꽤 오래 원망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이번 주말에는

새 침대를 꼭 받아야 할텐데....


비록 더이상 창 너머의 시간을

침대에서 확인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기다림은 역시 만만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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