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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물길

by 박순영

어제 오늘 꽤

실하게 비가 내려

천변을 또 통제했으려니 했는데

오픈돼있었다.



그덕에 북한산 정기를

듬뿍 받은 개천을 마음껏 즐길수 있었다.



가족단위 물놀이객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까지

거센 물길에서 눈을 거두지 못했다.



아가,

하고 부르면

그 조그만 손으로 빠이빠이를 해보이는 그 아이눈에

2023년의 7월 정릉천은 어떻게 기억될까?


오랜만에 다이소나 마트에 들르지 않고

그냥 걷기만 했다.


이렇게 해서는 살도 안빠지고

성인병 칫수도 안내려간다지만



이 외엔 다른 대안이 없기도 하고

얼추 땀을 한 열바가지 흘리는거 같아

내 나름의 만족감을 느끼는 루틴이다.



잠시 멈추었던 비가

또 내리려는 것 같다.

모든건 순환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오고가고

들고나고

이 모든것이 자연의, 생의 섭리임을 또다시

절감하며


조금 질척이긴 하지만

비 오는 휴일의 정서를

느긋이 느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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