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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여름이여 안녕

by 박순영

방금 받은 안전문자는

80대 노파가 배회하고 있으니

이런이런 차림새면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다.



이 염천에, 아마도 정신이

맑지못한 어르신이 이 무더운 거리를

배회하는 거 같아

마음이 여간 아픈게 아니다.



올 여름은 언젠가처럼

일찍 시작해 더디 끝나는 느낌이라

마치 인내 테스트를 당하는 기분이다.



집나간 노인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은 아마도

이 폭염보다 더한 열기로 문드러져 들어갈 것이다.



광복절 무렵이면 차차 수그러들던

예년의 열기도 올해는 장담할수가

없는 듯하다.



그래도 보통 이번주만 넘기면

더위로 헉헉대는 일은 줄어들었던 거 같으니

거기에 한가닥 희망을 걸어본다.



날씨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는

아마도 사계중 여름이 으뜸일것이다.


그런만큼

남이사 집을 잃건

거리를 배회학건

나 몰라라 하기 쉬운 요즘,


이런 문자 하나라도 숙지하고

길잃은 듯한 행인이 있으면

한번 더 살펴봐주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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