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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동해로 가는 티켓

by 박순영

남친이 어제 와서

지금 내 예전 침실에서

자고 있다.



분명 어젯밤에

내가 거실에 토퍼를 깔아주었고

거기 누운걸 보고 안방으로 들어와 잤는데


새벽에 보니 침대 위로

올라가 있다.



180이 넘는 거구라

미니 싱글침대는 불편하리라 생각하고는

침대 이야기를 안한게

괜히 미안해진다.



그래도 선풍기를 머리맡에 틀어놓고

잘도 잔다



내가 편한건

남도 편하다는걸

너무 쉽게 간과한것 같다.


내 눈에 좋아보이는건

역시 남의 눈에도 좋다는 걸...



쓸모도 없는 킹 침대는

일찌감치 중고마켓에 내놓았는데

좋아요 하나 못받고 있다.


잠만은 편히 자고 싶다는

남친의 바람도 있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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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좀 해봐야할듯 싶다.

여느 부부들이 그러는것처럼

싱글침대 두개를 놓는다든가, 아무튼...



늘 혼자 아침을 맞는 내가

이따금 남친덕에 공동의 아침을

맞는게 고맙기도 하고...



새벽배송으로 시킨

당근 케익이 오면 아침으로 내놓을

생각이다.

아침에는 블랙커피에 달달한 빵종류를

먹기 좋아해서 어젯밤

마감 임박해서 주문한 것이다.



나도 한점 슬쩍 베어먹을 참이다...ㅎ



"이달에 내 생일 있거든?

그때 동해 갔다오자"


"생일이 대수야?..(툴툴)동해 어디?"


이런식의 대화에

나도 이젠 익숙해진것 같다.


이달 하순이니

조금은 더위가 가셨을 무렵이다.

그러니 난 여름이 아닌

가을둥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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