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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조용한 동행

by 박순영

조금 있으면

친구가 쿠* 선물로 보내준

과일박스가 올 예정이다.



내가 입이 쓰다고 케익을 먹고 있다니

기겁을 하고는 보내준 것인데


막상 만나면 서로 말도 별로 없이

데면데면한데


속정이 깊은 데가 있다는걸

다시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구성을 보니 파인애플, 석류, 키위 , 알 토마토, 등등...



그중 키위는 엄마가 생전에

멜론과 함께 무척이나 좋아하셨는데



비싸다는 핑계로 자주 못 사드려

한이 맺힌 과일이다.

해서 오늘은

엄마 생각이 유난히 많이 난다.



하기사, 지금도 조금만 아프면

엄마,를 부르며 집안을 서성이니...



그래도 오늘은 책도 좀 봤고

좀 있다가는 글 구상도 좀 해보려 한다.



다음주 초 격리끝나면

음성확진 다시 한번 받고

집안 소독, 영양제 한병 맞을 생각이다.



혼자 사니 내 몸은 내가 챙길밖에...

내 십자가를 남에게 지우려 하는것만큼

소용없고 비열한 일도 없는듯 하다...



과일이 도착하면 제일 먼저

인증사진을 찍고 동네방네

자랑할 생각이다.


이따금 찾아오는 질병은

이렇게 사람을 퇴행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고맙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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