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밤은 가고

by 박순영

9시쯤 병원가서 재검을 받으려한다.

음성이 나오려니 한다.



그리고는 영양제좀 맞든가 아니면 동네를

어슬렁걱리다가 10시에 문 여는

다이소에 가서 수건몇장을 새로 사고 그밖의...




그리고는 집에 와서 덮었던 이불, 베개는 소독한 뒤 세탁을 하고

집안 이곳저곳에 소독약을 뿌리고 그러다 보면

점심무렵이 지나있을듯 하다.



그러면 벌러덩 누워서 에어컨좀 쐬다

시나리오에 들어가려 한다.



90-100분 정도의 길지 않은 분량으로.

( 긴건 질색이라)

내 작품을 내가 각색하는거니 맨땅에 헤딩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함부로 장담할건 못되리라.



이제 시원시원하게 일상을 열어나가려 한다.

답답했던 격리도 끝나고

그 덕에 멧집이 더 좋아였으니

아이러니하다...



'박선생'이라 부르는 친구가 전화를 해서

'벳집이 큰 힘이 됐네요 빨리 털고 일어났으니"라고 했다.



사실 10년전만 해도 40킬로대에서 왔다 갔다했다.

손목이 지금의 반이었는데


나이는 역시 어쩔수가 없는 듯하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여년전

대학원 시절에는 그야말로 빼빼쟁이 그 자체였다.

깡말라서 기필코 교수가 되겠다는 의지 하나로

책을 들이파던 그 시절...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지만

그래도 그때의 내가

오롯이 낸 안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그 근성, 추진력, 그리고 열정이



매민지 찌르레기가 울기 시작한다.

이제 여름은 그만 가을에 자리를 내주었으면 한다.




인터넷에는 오늘도 오전 진료한다고

써놓고는 가보니휴진....ㅜ

걍 돌아서서 멍때리다 다이소 문 열 10시까지

천천히 동네를 걸었다...


여전히 더운 한 여름 아침.

그 어디에도 가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아 조금은 좌설,



그렇다해도

지가 8월을 넘기랴 싶다.


다이소에서 수건과 몇가지를 사와

버릴거, 대체할거, 소독할거 하고

이제 격우 침대엔 누웠다.


오랜만에 걸어본 천변엔

아이 아닌 어른들이 물에 발 담그고 망중한.

아마 휴가 끝무렵이려니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