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에 잠을 깼는데
창틀에 빗방울이 맺혀있지 않아
아마도 비는 오지 않았거나
와도 아주 조금만 온거 같다.
예전에 엄마가 비 오는 날을 가늠하던
방법이다.
베란다 창틀에 빗방울이 맺혀있는지 여부...
사흘동안 널어놨던 이불 빨래를
개고 나니 땀으로 뒤범벅돼
에어컨을 잠시 돌렸다.
이젠 24도로 맞춰놓으니 딱 좋은거 같다.
이달 초만 해도 20도 이하로 해야
겨우 감이 오더니...
아닌거 같아도 조금씩 여름이
물러나는 모양새다.
어제는 재 양성의 여파로 투덜대면서
침대콕 했지만
멀쩡한채로 종일 누워있는것도 고역이라
오늘은 슬슬 움직여볼 생각이다.
미뤄온 시나리오도 구상에 들어가고
다운만 받아놓은 책들도마저 읽고.
늘 같은 일상이어도
이게 어떤 '분기점'이 있을때는 또다른
의미를 띄는 것 같다.
어제 툴툴대면서
이것저것 막 먹어대서
밤에 계속 극극거리고
오늘 아침에야 겨우 정리?를 좀 했다.
들인 지 한달 도 안된
가구 몇점을 캐롯에 내놓았는데 이게
입질이 오지 않아서
오늘은 적극적으로 팔아보려 한다.
돈이야 아깝지만
쓸 데도 없는걸 괜히 사들인 다음의 스트레스가
더하니 어쩔수가 없다.
이래서 꼭 필요한 것만 갖고 ,
그만큼의 돈만 갖고 사는게 좋다는
돌아가신 엄마의 말씀이 새삼 진리라는 사실이
와닿는다.
벌써 주말이 가까와오고 있다.
'오만 데 퍼뜨리지 말고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있어'라는
남친의 말처럼 하루 이틀은 더 집콕 할 생각이고
이후에는 늦여름, 초가을을 맞은
청둥이를 보러 천변에 나갈 생각이다...
녀석들은 좋을 거 같다.
코로나든 뭐든 모르고 사니...
설령 걸려도 모르고 죽으니..
조만간 동해를 가고 싶지만
그게 안된다면 경의선을 타고 파주쪽을 돌아보든가
아니면 이천호국원 엄마를 찾을까 생각중이다.
작은 베낭 하나 매고.
이렇게 지금은 쭈그러져있지만
그래도 가슴 설레는 작은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언니가 보내준 죽이라도 먹고
힘을 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