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주방 식탁은 이런저런
잡동사니 공간이 돼버려서
혼족들이 흔히 하듯
거실 테이블이 내 식탁역할을 해왔다.
김치통을 어정쩡히 들고 주방에서 나오다 놓치는 바람에
거실 전체, 그 안의 가구, 심지어 소파, 달력까지
죄다 김치로 도배가 되었다.
일단, 키가 닿고 가시적인 부분은 닦아냈고
방향제를 뿌리긴 했는데
냄새가 안방까지 밀려드는듯 하다.
현관 천장은 스툴을 놓고 올려가도 손이 닿지 않아
나중에 남친이라도 오면 좀 부려먹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실크벽지같으면 물로 좀 닦아낸다 해도
제일 싼 종이벽지를 하는 바람에
화이터를 사다 덧바르든가,
그냥 익숙해질 도리밖에 없다..
그래도 마음이 편한것은,
내집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험블해도
세상에서 내 집만한 곳이 없음을 다시한번
실감한다.
온몸에까지 튀어 샤워까지 다시 하고
아마 머리에도 튀었을텐데 귀찮아서 그냥
뭉개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좀 선선한 바람이
종이들을 사방으로 흩뿌리며
제법 가을을 재촉하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 나름의
조촐한 여름 환송식을
이런식으로 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