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by 박순영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 있다고 한다.

혹자는 그것이 글이고 책이고

혹자는 그것이 예술이고 종교이고...



내 삶의 주인은 무얼까,를 자주 생각한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난 이것만은 자신 있어"라는 분야나

일이 없다보니 여태 갈팡거리는 것이다.



가끔 글이 예상보다 잘 써질땐

"난 역시 글이 주인이야'라고 하다가도

그다음 문장에서 막히면

금방 포기하고 내팽개치고는

"난 잘 하는게 하나도 없어"라고 시무룩해한다.



문학적 감수성이나 철학적 사고력보다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나이브한

'언어'에 조금 더 경도된달까?

그런데 나의 언어실력이란게,

타고난 재능이란게...


그러니 어쩌면 나는

내 삶에 따로 주인을 두지 못한

볼품없는 존재일수 있다.



왜 좀 어릴때 그걸 더 파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때 그게 기회였는데 왜 외면하고 놔버렸을까....



이런 회한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내 삶의 주인은 어쩌면

언어와 문학, 예술을 조금씩 공유하는

작은 교집합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누구들처럼

한가지를 월등히 해내는 재주는 없어도

조금씩 흉내는 낸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100% 나의 알량한 착각일수 있다)



욕심낸다고 마이너가 메이저가 되는것이 아니므로

때로는 메이저를 서브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살짝 메이저 흉내를 내보기도 하면서

마이너로서의 내 삶에 이제는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