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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Sep 28. 2023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 리뷰

원작,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물리적 가시적 거리를 뛰어넘어 오랜 연애, 사랑이 과연 결혼에 이르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영화는, 일본에 체류중인 4년된 애인을 만나러 나고야에 간 유미의 이야기고 거기서 그녀는 애인의 변심, 그의 새여자와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는 상황을 되돌릴수 없다 판단돼 낯선 도시 나고야를 배회한다.



그러다 막다른 골목의 <엔드포인트>게스트하우스겸 까페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한동안 지내면서 젊은 주인인 니시야마와 친해진다는 내용이다. 그 니시야마 역시 어린시절 학대아동이라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인물로 슬픈 현재를 겪고 있는 유미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소설에서는 니시야마가 유미의 옛남자 태규로부터, 유미의 돈 100만엔으로 산 차를 돌려받는 과정이 박진감있게 그려졌던 거 같은데 그 부분이 영화에서는 생략돼 조금은 아쉬웠다.



사랑은 과연 모든걸 뛰어넘는 명제며 절대 진리가 될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어떻게 누군가에 의해 치료될수 있을까?그리고 살아온 내력이 다른 낯선이들 사이에 진실한 정과 우정이 생겨날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영화는  섬세하고 조용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미는 니시야마에게 진한 우정을 느끼지만, 그는 어릴적부텉 온동네의 관심을 끌어온 자신의 삶이 귀찮고 버거워 대도시로 떠나기로 한다. 이렇게 타인의 관심과 치유를 갈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이 장시간 계속 될때 인간은 그에 감사하면서도 염증을 느낀다는 예리한 시선이 투영된 작품이라 하겠다.



원작자 요시모토 바나나를 처음 접한건 거의 30년전, 그녀의 데뷔작, <키친> 속에 수록된 <달빛 그림자>를 접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그녀의  책이 출간 될때마다 거의 다 사서 읽을 만큼 열혈팬이었고 이야기들이 어쩌면 다 비스비슷하다는 인상과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오랜 친구처럼 그녀의 이름이 뜨면 주목하곤 한다.



바나나가 늘 이야기하는 것은, 만남과 이유, 상처와 치유, 그리고 또다른 만남과 이별, 평온해보이는 수면 아래 모진 풍파, 그리고 약간의 오컬트적 삶의 신비가 아닌가 싶다.



유미는 정을 나눈 니시야마와 이렇게 다시 이별하고 아마도 태규로부터 니시야마가 뺏어온? 그 차를 폐차시키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있으니 또다른 사랑을 을테고, 그러면서 그녀의 기억에서 니시야마 또한 지워져갔으리라...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이렇게 고정되고 영원한건 없다는, 어쩌면 삶의 무상함, 그래서 더더욱 아름답고 충실한 순간의 염, 이것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테마가 아닌가한다.


장르 영화 106분.  한국, 러닝타임 106분

주연 수영, 타나카 슌스케,

memories of a dead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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