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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Sep 25. 2023

영화 <오베라는 남자> 리뷰

화해와 치유의  시간, 노년

노년이란 무얼까? 배우자, 친구, 낯익은 것들로부터 점점 멀어겨 가는 과정은 아닐까?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평생 등을 돌리고 온 것들과 어색하지만 새롭게 .화해하는 순간이기도 한것 같다.



오래전 vod로 본 것 같은데 ott로 보니 마치 처음 보는 영화같고, 말미가 자살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영화는 다르게 제작되었다.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봐선지, 나의 기억에 에러가 났는지...



오베라는 60을 코앞에 둔 한 남성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노년을 대하는 방식, 그 과정을 지나는 이야기라 할수 있다. 6개월전 아내를 암으로 잃고난 뒤 그는 다니던 직장애서도 해고 통지를 받고 유일한 낙이라면 매일 아내의 묘비에 꽃을 갖다놓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는 자연히 괴팍해지고 이웃들과 잦은 마찰을 빚는다.


젊은날의 오베와 아내 소냐



이란에서 이민온 만삭인 여자의 가족, 그리고 예전엔 절친이었으나  지금은 틀어진 옛친구 부부 등, 그의 주변은 다채로우면서도 갈등의 소지를 갖고 있다. 그런 그들과 부딪치고 조율하고 끝내는 화해해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내러티브고, 그나름의  평온한 죽음을 맞는데서 보는 이에게 삶에의 고마움과 무상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오베가 징글징글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공무원'인데 그들은 서류와 위정자들이 마음대로 정한 기준과 편견으로  인간의 심성과 위엄을 저울질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일면 괴팍해보이는 오베지만 그런 그들에 반감을 느끼고 저항한다는 것은 오베 안에 인간에 대한 따스한 연민이 숨쉬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아내가 사고로 불구가 된 뒤 그녀의 취업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마침내 성공해내는 그 투지에서 우린 삶에의 욕망과 결실을 동시에 읽게 되고 '사랑'이라는 명제앞에 인간이 해낼수있는 노력과 능력의 한계치를 다시한번 절감하게 된다.


공무원을 지독히 싫어한 오베



스웨덴영화, 하면 인간본성의 적나라한 해부와 그것을 바라보는 싸한 시선이 주가 되는데 이 영화는 그런 면이 없지 않지만 보다 더 진정한 인간애 humanism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그래서 러팅타임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관객은 뭉클하면서 고요한 평화와 함께 헐리웃 영화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느낄수 있다.


그럼에도 오베가 영화의 말미처럼 자연사하지 않고 자살에 성공했다면 우린 또 어땠을까, 하는 물음표를 던지는 묵직한 영화이기도 하다.



장르 영화 , 러닝타임 116분, 스웨덴

주연 롤프 라스가드,

"  a man called 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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