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슬픈 미소

by 박순영

헤어짐은 슬픈 일이다.


오랜 지인과

오랜 반려견과

오랜 반려식물과

헤어짐은 물론 슬프다.


처음엔 그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팡거리고

자꾸만 함께 했던 시간을

반추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그 인연의 진위가 드러난다.


내 경우는

끊어지거나 소원해진 인연들이

나중에 호연으로 밝혀진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다.



다 헤어질만해서 헤어진거고

멀어질만 해서 멀어지는 것임을 받아들이면


사는게 훨씬 심플하고

스트레스프리하다.


그래서 헤르만 헷세는

'이별을 하고 건강하여라'는 말을

남긴건지 모른다.



오늘도 나는 떠난간 이들의 그림자속을

배회한 건 아닌지

함께 하는 동안의 굴욕적 예속을

애써 지우려 한건 아닌지

차분히 돌아볼 일이다.


잊혀지면 잊혀질 인연이었던거고

죽어도 잊히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것을 믿는다.


타인의 들고남에 너무 예민해서는

온통 상처와 의문투성이 인생이

될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해서, 나는 오늘도

누군가와 헤어지고 있고

누군가와는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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