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먼 그대

by 박순영

계획대로 바람대로

잔가시 박힌 손가락 해당 부위를

레이저로 지졌다.


그리고는 재생테잎을 받고

4만원돈을 냈다.


그래도, 집 가까이에

처치해주는 피부과가 있는게 어딘가.


이렇게 해서 나의

나무에 대한 저항과 거부감은

더 늘거 같다.

그러면서 산은 좋아하는...

이 이중성은? ㅎ



잠깐 탄 택시에서 당연하게

레이저시술 무용담을 얘기했더니

기사님이 껄껄 웃으며

'우리 어릴적엔 그냥 곪게 하면

나중에 쏙 나왔다'며 좋은 세상이라고 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거금'을 썼지만

그래도 이게 잔신경을 건드리는 일은 없으니

살만 하다.


우릴 갉아먹는건 어쩌면 커다란 위험이나

역경, 낯선 타인이 아닌

자잘한 일상이 주는, 친근한 사람들이 주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폭력이 아닌가싶다.


먼 타인에게서 무슨 상처를 받을 일이 있을까?

내가 믿고 나또한 믿어주려니 하는 이들에게서

우린 희망과 배반을 동시에 경험한다.

이것이 삶의 아이러니며,

이래서 삶은 '각자의 몫'으로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방금 안친 밥이 다 되면

늦점을 먹고 오랜 낮잠에 빠려보려 한다.

이것이 설령 영원의 잠으로 이어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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