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정다운 타인

by 박순영

하루 종일 머리가 묵직하고

어질거려서 누워있다가

다 저녁에 내과약 한달분을 타러 갔다.



형제 의사가 번갈아 보는 병원인데

오늘은 원래 내 담당의가 있었다.



독감 주사는 지난달에 맞았냐고 해서

아직인데, 지금

'스트레스성 두통'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고나니 조금은 우스운게

의사 앞에서 내가 병명을 조합했다는 것이다.



의사는,

무슨 고민이라도,하고 그걸 또 받아주고,

집이 안나가요,하고 하소연했다.

요즘은 제 값 다 받으려면 안된다면서요,

라며 두런두런...


그리고는 주사실에 들어가서

간호사에게

이번 독감주사 아파요? 하고 물었더니

잘 모르겠던데요,라고 했고

결과는 무지 아팠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래 야국에 내려와서

약을 타면서 약사에게

선생님은 독감주사 맞았냐고 물었고

바빠서 아직 안 맞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약을 기다리는 동안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디를 간들, 이렇게 다정한 타인들을

이웃으로 둘까 싶었다.



의사한테 집이 안 나간다느니,

약사한테 주사 맞았냐고 묻질 않나...


내가 오지랖이 좀 넓긴 해도

이럴수 있는건

믿거니, 하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도 믿었는데,

믿지 말라고 주위에서 그렇게 말려도

믿었는데..

아니, 믿기지 않아도

믿으려 했는데....



돈때문만은 아닌 이 두통이

어서 빨리 낫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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