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아포칼립스

by 박순영

친구가 전세살이를 계속 해서

그돈이면 신도시에 소형평형 살수 있는데,

했더니

경제권을 쥐고 있는 와이프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언제 지구 종말이 올지도 모르는데 집은 무슨...'


농인지 진담인지는 몰라도

그나름의 사정이 있으려니 한다.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지구 종말이 가까웠다면?

그래도 태연히 사과나무를 심을수 있을까?

대답은 '노'다.

불안해서 어찌 살겠는가

숨은 어찌 쉬고 사재기로 먹을것도 없어질테고...


그런데 지구 종말이 오면

또 하나 난감한 것은

채무채권관계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것.



나역시 받을 돈이 적지 않은데

지구가 멸망한다는 핑계로

그깟 돈좀 떼먹기로서니, 하고 상대가 나온다면?


이렇게 멀쩡한 세상에도

돌려주지 않는데 하물며...



지난주말 대상시상금을 거머쥔 그가

혹시나 일부라도 입금을 할까, 주말 내내

기다려봤지만 역시 무소식이다.


왜 세상은,

내 이럴줄 알았어,톤으로만 흘러 가는지...


이제는 사랑의 회한도 그리움도

미련도 없다.

그저 타인이다...



이런걸까?

내 안의 세상이 문을 닫는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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