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친구가 퇴근길에 잠깐 들러도 되겠냐고
전화가 왔다
"복덕방 사장 아니면 만나고 싶지 않아"라고 했건만
그 친구는 능청스레 초인종을 눌려댔다.
주문하면 10분이면 오는 닭강정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이게 오지를 않는다.
그러고는 거의 한시간이 흐를 무렵
지연안내문자가 왔다.
이걸 취소해 말아,하는데
"내일 시간되면 이천 갈래?"라며 친구가 제안을 해왔다.
엄마가 안장되신 이천 호국원에 가야 한다고 몇번 얘기한게
기억이 난 모양이다.
12월에는 주말에도 도저히 시간이 안난다면서.
그러나 아직 집이 나가지 않았고 주로 주말에 보러들 오는
경향이 있어
"다음에 집 빠지면 홀가분하게 가줄래?"라고 했더니 "그럼 그러든가" 했다.
여자들이 자신의 나이듦을 가늠하는 잣대는
동년배 이성이라는 말이 있다.
1주일의 피로가 잔뜩 쌓여 자꾸만 소파에 눕는
그 친구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미 노년이 다가온 얼굴이었다.
해서 "할배네"하고 킥킥 웃자
안그래도 ,다니는 패션회사에 모델들이 와서는
"고문님, 한 70되셨어요?"라며 묻곤 한다고 한다.
아직 그나이는 멀었음에도,
내가 친구보다 몇살 어리긴 해도,
남이 보기에 우리는 이미 생의 황혼녘에 다다랐다는
느낌을 어제 새삼 강하게 받았다.
그나저나 엄마한테 올해는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그지같은 애정사가 큰몫을 했고
그런 마음으로는 선뜻 가지질 않았다고 하면 변명이 될까.
해서, 집이 나가는대로
친구차를 빌어타든 대중교통으로 가든
제일먼저 엄마한테 보고를 드리러 가려한다.
"엄마 집 날려버렸어"하고....
엄마는 끌끌 혀를 차면서도
크게 혼내진 않으실 것이다.
"애기가 하는 짓이 다 그렇지"하면서
이미 늙어버린 막내딸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실 것이다.
sorry,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