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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헤어져 있는 사람들

by 박순영

오후내내 병원만 돌다 조금전에 그야말로

파김치가 돼서 들어왔다.

불뚝에 밥 말아 후루룩 먹고

뭔가 보상이 필요한듯 해서

제로콜라를 마셔가며 컴을 하고 있다.



오늘, 12월 첫날,

어제부로 내가 정한 '자체 휴가'가 끝났으니

이번주말은 또다시 키보드와의 싸움을 해야할거 같다.

일단은 10부에서 12부정도로 잡고 있긴 한데...


아까 오랜만에 단골수퍼에 들러 귤과 제로콜라를 사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귤 15개에 7000원>이라고 써있어서

"16개 넣어야지"했더니

주인언니가 "내가 하나 빼야지"하고 맞받았다.

그러고는 둘다 웃었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제로콜라 큰걸 꺼내 카운터에 놓으면서

"요즘은 오리지널 안 먹죠?"했더니

"오리지날이 더 나가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다들 건강에 과도할 정도로 신경쓰는 요즘 의외의 현상이라 여기면서

수퍼를 나오려다 문득,

그가 단팥빵을 잘 먹던 생각이 나서

두어개 사들고 나오다

내가 무슨짓을...하고는 우울해졌다.


만날때도 헤어져있는 느낌이었다면

헤어진 지금도 늘 곁에 있는것 같다.


그래서 우린 늘 '헤어져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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