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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매직

by 박순영

걷고 들어와서 쉬는동안 쿠*을 들어가서

구경하는데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패딩 하나가 200원으로 바뀌어있어서

몇번이나 확인하고 두개시켰다.



하나는 내거, 하나는 내 걱정에 잠못이루는 친구걸로.

19일 배송예정이니 아마도 바다건너 오지 싶은데,

안와도 400원 날리는거라 큰 타격은 없다.


오늘 운수가 좋은듯하다.

날도 포근해서 널널하게 운동하고

그렇게 먹고싶던 튀김우동도 사다가 끓여먹었다.

제법 고소하고 먹을만 하였다.


모든게 다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행운이라면 불운하진 않은거 같다.


불운...에 대해 쓰다보니 토마스 하디의 <불운한 쥬드>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예전 대학시절, 밤새워 원어로 읽었던 기억이 나고

말미에 쥬드는 죽어가는데 그 아내는 다른 남자와 뱃놀이를 하던,

뭐 그런 결말이었던거 같다.


하디는 평생을 은둔하면서 많은 시를 남겼다.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중간색조>라는 시는

생의 부조리와 비련의 사랑을 쓰라리게 묘사했다. 그는 아마도 뿌리깊은 염세주의자였던듯 싶다.

한마디로 삶의 '불운'이라는 생의 요소에 꽤나 민감하고 탁월했던 문학가다.


예전에는 많은 소설가들이 시인으로 불리길 원했다고 한다.

하디 외에도 <아들과 연인<>의 로렌스도 역시 많은 시를 쓴것으로 기억난다.

뒤져보면 또 있을텐데..


누가 행/불행 으로 삶을 양분했는지 모르지만

그야말로 동전의 양면이 아닌가싶다.

좀 살만하다 싶으면 거친 파도가 덮쳐오는 게 인생이고

파도에 허우적거리다보면 어느새 잔잔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비록 원하는걸 다 이루진 못해도 반만 아니 1/3만 이뤄도 어딘가.

매사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다.


그나저나 200원짜리 패딩이 진짜 오면 대박이다~~





지금 패딩 취소문자 받음

그럴줄 ㅎ



겨울에만난 새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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