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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심야의 연인

by 박순영

어제도 자기직전 짜파게땡을 만들어먹었다.

그리고는 가위에 눌려 간신히 잠에서 깼다.

짜파게땡과 가위눌림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단코 오늘부터는 8시 이후엔

물 외에는 금식으로 들어가려 한다.



이 짜파게땡을 엄마가 무척 좋아하셨다.

해서 가끔 해드리면 '아구 맛있다'하시면서 뚝딱 해치우시곤 하였다.

대신 엄마나 나나 중국요리 자장면은 잘 먹지를 못한다.

어릴때 수영하고나서 엄마가 사주시던 우동은 잘 먹었는데

크면서 중국음식이라면 도리도리...

물론 ''한국화'된 것은 그럭저럭 먹긴 한다.


그리고 엄마가 또 좋아하신게 빵이다.

해서 치매로 요양병원 들어가신 첫날도 빵을 찾으셨다.

그런 엄마를 놔두고 나오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았고

그날저녁 엄마는 식판을 뒤엎어버리고는 다음날 강제 퇴원을 당하셨다.



지금 엄마가 계신다면 짜파게땡과 빵정도는

얼마든지 해드리고 사드릴수 있는데 엄마는 차디찬 납골묘에 안장돼게신다.

지난번 가서는 그 유리문이 잘 열리지를 않아 애를 먹었고

간신히 연 다음에도 1,2분 엄마와 눈만 마주치고 돌아왔다.

막상 그리워서 가지만 만나면 또 할말이 없어지는게 모녀지간인거 같다...

아니면 말 안해도 다 알려니 하는 마음때문인지.

엄마는 납골묘에만 계신게 아니라 내 방에 내 마음속에 늘 계시기 때문이다.

여경을 훈련시키시던 그 패기로 날 지켜주셨더라면,

근래 겪은 그 모진일은 당하지 않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도 눈이 오기는 글러보인다.

그래도 다음주부터는 기온이 내려간다니 하얀 성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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