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행사를 끝내고 긴장이 풀린 친구가 어제 다 늦게 와서는 밤늦게야 갔다.
그리고는 급전을 빌려간걸 돌려주었다. 연말이라고 쪼들리는 회사 대표가 자비를 턴 모양이다.
어쩐지 친구는 일찍 오기로 돼있었는데 일이 생겨 늦어진다고 두번이나 딜레이를 해서
'그럼 다음에 와'했지만 굳이 온다고 하였다. 고집은...하면서 기다렸다.
알고보니 그 돈을 주려고 그랬던 것이다. 고맙고 감동을 안 받을수가 없었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모처럼 돈이 들어왔다고 가서 얼른 줘야지 힘든데, 라는 그 마음이 가상했다.
그 누구와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돈 1000이상이 들어왔음에도 단 10만원도 돌려주지 않는 그 누구와.
해서 "너도 고집센거 알어?"라고 했더니 친구는 허구한날 와이프가 하는 얘기가 그런다면서 깔깔 웃었다.
"으이 저 고집불통!"을 와이프가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그래도 부부의 정이란게 어떤건가,
혹시나 친구가 아프면 안보이던 육해군이 죄다 식탁에 올라오고 야단도 아니라고 한다. 잘먹어야 한다면서.
"그래. 혼자 사는 여자 염장 질러라"하고 내가 비아냥대면 싱긋 웃고 "뭐할러 그렇게 시집을 가려고 해? 혼자편히 살지"라며 나를 나락으로 처박지 못해 야단이다.
자기는 와이프, 애들이랑 도란도란 살면서...
그래도 기대도 안한 몇십이라도 돌려줘서 다 용서하기로 하였다. 아직도 좀 남아있지만 요즘 꿈이 온통 대박나는 꿈이라 그리 되면 탕감해주기로 하고 있다..
그 와이프 흉을 좀 보자면 , 친구가 등 떠밀어 창업자금 (친구는 부업으로 스마트 스토어를 와이프 명의로 하고 있다)을 받으러 간 자리에서 '사모님 그 연세에 하실수 있어요?'라는 말에 발끈해서 '안받는다'며 저리로 돈 2000을 받을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호걸이다. 시중 은행의 1/3밖에 안되는 이잔데.
해서 가끔 우리 둘이 그녀의 흉을 보곤 하지만 남편인 친구는 그러면서도 '철없는' 와이프를 많이도 좋아하는 모양새다.
그렇게 내 염장을 한참 지르고 나서는 뒤늦게 현관문을 나서는 그에게 '우리 망년회 한거다'했더니 '안그래도 연말에 스케줄이 줄줄이야. 올래도 못온다'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나갔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내 대학 학과선밴데 오랜 세월 알고지내다보니 맞먹게 되었다.. 서로 온갖 구박을 하면서도 챙겨주는 그런 사이...
요즘 이야기의 결론은 둘다, 병없이 80까진 살아야 할텐데, 이다.
이제 무지개 다리가 가까워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