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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조용해도 올것은 온다

by 박순영

주말부터 기온이 급강하한다고 한다. 그날 결혼식에 가야 하는데 완전무장을 해야 할거 같다.

하지만 지금은 봄날, 아니 늦여름이다...


어제는 다이땡에서 5000원 짜리 플리스자켓을 다 살 정도였다

한겨울에 웬 플리스..하면서도, 싼맛에 샀다. 집에 와서 세탁하고 지금 말리는 중인데

아마 다 말랐을 것이다.


당분간은 저놈을 입고 운동 나가고 잠깐씩 마실 다니고 할거 같다.

잔뜩 사둔 새 패딩들은 지금 걸어둘 데가 없을 지경이다.

중고마켓에서는 이른바'브랜드' 제품만 찾든가 '오리털'을 선호한다.



요즘 오리털은 어떤지 몰라도 예전에는 세탁기가 아닌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했던 기억에

나는 솜 제품을 선호한다. 싸기도 하고.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수 있는걸 좋아하는 성격탓에 기인하지 싶다.


그런데 어제 덥긴 하였는데 목도리를 안한 목은 왠지 싸했다.

그래서 겨울은 겨울이구나 했다. 온기 속 냉기랄까.

이번주는 여러 스케줄로 매우 바쁜 날들이 될듯하다.

그만큼 소소한 것에 정신이 덜 갈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 잊을건 잊고 지내고 접어야 할건 접기도 할것이다.


지금 침실 창밖으로는 빨랫대에 걸려있는 패딩이며 어제 산 플리스자켓이 내다 보인다.

저놈들은 들여놔야 하는데 , 머리에 이고 있을수도 없고...

그래도 나의 바쁜 겨울을 함께 해줄 녀석들이라 마구 쑤셔박을 수도 없다.


이렇게 잘 챙기지는 못해도 늘 고마운 인연이란게 있다..

해서 삶의 의미가 생기고 앞으로 한걸음한걸음 나아가게 해준다.


이탈리아.jpg Alberobello, Puglia, italy. 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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