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한 첫 이동수단을 마련한 이야기
3화에서 말씀드린 모임통장은
우리의 삶을 준비해 가는 첫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저희는 ‘이동수단’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고민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영업을 하면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원은 버스를 타고 왕복 두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고,
일주일에 두 번, 꼭 터미널을 이용해 등교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식사를 하거나, 책을 한 권, 예쁜 펜이나 노트를 하나씩 사게 되면서
계획에 없던 지출이 은근히 쌓여갔습니다.
또한 주말마다 오빠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스탬프를 찍으러 다니는 데이트를 즐겼는데,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장소들이 많다 보니
우리에겐 차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을 올리기 한 달 전,
저는 중고차를 구매했습니다.
모아둔 돈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신용대출로 2,000만 원을 빌려 차를 마련했습니다.
자동차 할부보다 이자가 낮다는 이유로
신협을 통해 신용대출을 선택했습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알게 된 직원분이
“매달 120만 원씩 갚겠다고 하기보다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90만 원 상환으로 2년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해 주셨고, 저는 그 이야기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차를 사기 두 달 전부터,
사고 싶은 차를 정해두고 중고차 매물을 꾸준히 살펴보았습니다.
마침 할인 시즌이 겹쳤고,
덕분에 5만 원 정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중고차 매장에 방문해
상담을 받고 시세를 비교했습니다.
원래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매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아반떼를 추천해 주셨고,
그 차가 결국 우리의 첫 차가 되었습니다.
자동차는 제가 먼저 준비했습니다.
자금도, 계약도, 구매도 제가 결정했지만
그 선택의 이유에는 늘 ‘우리’가 있었습니다.
이 차는 결혼을 앞두고
우리가 함께 살아갈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단이었고,
그래서 저는 이 차를
우리의 첫 차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차가 생긴 날,
‘함께 사는 삶’을 위해
우리가 스스로 준비해나가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모임통장 다음으로,
우리의 현실을 움직이게 만든 또 하나의 시작이었습니다.
공감해 주셨다면 구독 부탁드리며,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인사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