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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팔이 Mar 28. 2024

나를 얽매이던 것이 사라진다는 것

나를 얽매이던 것 , 그 순간을 기다리며, 허탈함과 분노

다들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얽매인 적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으며 친구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얽매이는 삶을 살고는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군대 선임이 그런 존재였다. 정말 힘들었던 날들을 회상하면서 이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나를 얽매이던 것


어디서부터 인지 모르겠다. 그 선임과의 좋지 않은 관계의 시작이 나는 남들보다 행동이 느리고 이해력이 떨어진다. 그런 나이기에 군대생활은 쉽지 만은 않았다. 역시 군대에서의 나의 모습은 득이 되지는 않았다.

나는 선임들에게 많이 혼났다. 그때 유독 그 선임이 나를 더 혼냈었다. 그 선임과 원래부터 사이가 안 좋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그 선임도 나에게 잘해 주었다. 하지만 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 선임이 나에게 화를 내고 구속하기 시작했다. 혼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혼나는 게 싫어서 정말 노력했다. 하지만 내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그 선임에게 얽매인다는 감정을 느낀 것이  나는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그 선임 눈치를 봤고 그 선임이 기분이 나쁜 것 같으면 괜히 나 때문인가 하는 생각에 불안에 떨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선임에게

얽매인 것이다. 정말 힘든 나날이었다. 나를 정말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좋으나 싫으나 여기는 군대였고 매일 그 선임을 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그 선임이 전역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나에게는 정말 긴 시간이었다. 어떻게 버텼는지 모를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끝이다!!


그렇게 버티다 보니 어느덧 그 선임의 전역날이 다가왔다. 그날이 다가올수록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그날이 다가올수록 얽매임이 끝이난 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그날이 다가왔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평범한 아침이었다. 한 가지 특별한 것이라면 그 선임이 전역을 한다는 것이었다. 나와 그 선임은 마지막까지도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전역은 축하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나는 그 선임에게만큼은 축하를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그 선임이 전역을 하였다. 그때 내가 이제까지 그 선임과 지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끝이다!!”



새로운 시작


막상 그 선임이 전역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다. 달라진 것이라고 하면 그냥 내 마음이 조금 편해진 정도 랄까…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나는 오히려 허무함이 밀려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결국 그 선임의 전역은 나에게 해방감을 안겨준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려 준신호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당시에는 그 선임이 누구보다 밉고 싫었지만 지금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람은 원래 옆에 있어야 화도 낼 수 있고 싫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옆에 없으니 아무 소용도 없었다. 결국 나는 그 선임에게 얽매였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 얽매인 것이  아니었을까? 정말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일을 바탕으로 우리가 누군가에게 얽매인다는 생각이 들 때 자기 자신에게 얽매이는 게 아닌지 성찰할 수 있는 생각을 길렀다. 이걸 깨달으려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진짜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내 기억 속에서 그 선임을 지워버린 체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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