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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인간-조지오웰이 되고 싶다.

by 몽접

쓰는 인간, 언제부터 나는 글을 썼을까? 생각을 해보니 아마도 일기를 시작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일기라면 아주 오래전 엄마의 권유로 시작한 글.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일기는 때로는 내게 숙제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내게 딱 두 가지를 원하셨다. 공부를 못 해도 좋으니 일기를 늘 쓰고 책을 많이 읽어라. 철저하게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시는 엄마는 내가 대학을 갈 때까지 정말 공부에 진소리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 어쩌다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져도 그냥 보시고는 앞으로 하면 되지 라는 말씀으로 정리를 하셨고 이외에 말씀은 그저 건강해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훗날 내게 왜 공부하라는 말을 안 하셨냐고 물어봤더니 엄마는 단번에 말씀하셨다. "공부는 자기가 해야지, 잔소리한다고 하는 게 아니야"라고 하셨다. 맞는 말이지만 왠지 그냥 서운할 때도 있었다. 남들은 성적이 오르면 맛난 것도 사주는데 우리 집은 그저 상장 일뿐 뭣 하나 달라지는 게 없었다. 그런데 엄마는 독후감으로 상장을 받아가면 정말 좋아하셨다. 그런 엄마 덕분인지 난 참 책을 열심히 읽었다.


대표작 <나는 왜 쓰는가>를 읽으면서 아니, 이렇게 에세이까지 잘 써버리면 반칙이잖아, 하면서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정갈한 문체 군더더기 없는 문체 가련하지 않은 단어에 대한 조합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대한 주제에 대한 정확하고 적확한 단어에 대한 배열, 그리고 자신이 본 것에 대한 그대로의 노출, 너무나 현실적인 것들을 있는 그대로 그것을 에세이로 썼는데 소설처럼 써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잘 써서 화가 난 작품이었다. 그래서 난 그때 알았다. 그래 조지오웰은 쓰는 사람이구나, 작가가 그럼 쓰는 사람이지 뭐냐고 되물을 수 있다. 난 작가 중에서 읽는 사람이 있고 듣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난 이때부터 나도 쓰는 사람으로 이 브런치에서 살고 있다. 난 한참 멀었다. 쓰는 사람이라고 하고서 글 발행도 자주 하지 못하고 있고 쓰는 사람이라고 하고서 주위를 관찰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지나칠 때가 있고 쓰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때로는 귀를 닫고 산다.

조지오웰은 귀도 열고 눈도 열고 살았다.

문체는 작가 김애란을 닮았다. 딱 떨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문체 그리고 황석영 작가처럼 있는 그대로의 사실 반영, 그래서 나도 이 브런치 작가를 하면서 꿈이 있다면 조지오웰처럼 쓰는 작가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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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마음으로 따뜻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엄마의 언어에 난 울었다> 출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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