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본능

by 몽접

"어서 오세요"

주인아주머니는 상냥하셨다.

"저희 국밥 4그릇 소주 2병"

"아니 민구 씨는 젊은 감각이 있으니 직감, 예감이 좀 발달이 우리보다는 있을 거 아니야"

민구는 "아니 그냥 그날 무료로 나눠 주셨잖아요. 그래서 받은 것뿐이에요"

"그러니까 이 로또라는 게 신기해, 1등이 나왔잖아"

두 손을 가슴에 꼬고서 고개를 끄덕이는 복덕방 아저씨는 "아니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이게 거의 신의 행운에 가까워"

민수아저씨는 "내가 로또에 대해서 무슨 프로그램을 봤는데... 그 뭐더라, 아무튼 프로그램이야... 그런데 그게 또 걸리면 망하는 지름길이 더라고, 쓰기 나름이지'

로또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저는 로또에 관심이 없어요, 취직도 해야 하고, 죄송합니다"

민수 아저씨는 "그래 그러니까 잠깐 틈을 내서 하자는 거지, 안 그래?"

민구는 "그럼 언제.."

민수는 "다들 금요일 오후 5시 어때?"

고개를 갸웃하더니 "그래 로또는 토요일 저녁 7시에 발표하니 그렇게 하자"

이렇게 로또 모임을 발촉 하게 되었다.



민구는 집에 알렸다. 그리고 이제 로또와 면접을 병행하기로 했다.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된 이상 뭐라도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마냥 늘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의 기회를 내 기회로 만들어 보자,라고 주먹을 불끈 쥐니 힘이 솟았다. 그리고 로또 분석 시스템이라는 회사에 링크를 열었다. 이런 너무 많다. 후기도 많고 실패기들도 많고 이런 회사들은 어떻게 운영을 하는 걸까? 궁금증이 훅 들어왔다.


생각해 보니 로또는 과학이다. 그래서 전공을 기계공학으로 한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지금은 취직을 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정공이다. 띠리링 ~~ 띠리링~"정공아"

정공이는 "어이 밍공"

민구는 반갑게 이야기했다. "야 로또 말이야, 기계추점인데 알고리즘이 뭐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정공이는 "야 그건 신도 모르고 아무도 몰라, 확률게임인데 내가 어찌 알겠니, 그거 알면 내가 했지 인마"

민구는 "아니 그러니까 필터링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넌 아는 게 없어?"

정공이는 "아니 없는 게 아니라 이건 그냥 정말 확률이라서 거의 신기에 가까운 뭐 그런 거랄까?"


민구는 한숨을 쉬며 "그래 알았다" 하고 끊어 버렸다. 피시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최근 두 달간 나온 로또조합을 뽑기로 했다. 그리고 중복된 숫자와 겹쳐지지 않은 숫자를 나눠보고 홀수와 짝수를 나눠 보기로 했다. 이 정도면 노력이라고 봐야 한다.

민구는 이미 로또에 중독이다.


정해진 금요일 저녁이다.

"다들 모였네"

"저는 과거 2달간 로또 조합을 분석했어요. 보니까 2번과 43번은 5번 이상이 나왔어요"

민수 아저씨는 "오 그래?"

조합지와 나름 분석한 내용을 보시더니 '역시 젊은 사람이 행동이 빨라"

고개를 끄덕이시던 민철이 아저씨는 "그럼 안 나온 숫자도 있을까?"

민구는 "43번은 2번 45번은 1번입니다"

묘한 눈빛을 하시고는 "그럼 대게는 짝수 홀수로 구분을 해서 우리 나눠볼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고는 열심히 뭔가를 적으셨다.

그리고는 도표를 만드셨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보는 게 이런 거지. 내가 대충 정리를 해 봤는데 명당 장소라는 곳이야. 이곳이 명당인데 여기가 무려 7번이 1등 , 우리가 숫자에만 노릴게 아니라 장소도 좀 봐야 할 것 같아"

다들 "오 좋은 생각이네"

민구는 "그런데 그 장소는 이미 1등이 배출되니 확률이 높은 거 아닐까요?"

민수 아저씨는 "그럴 수 있는데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안 되는 건 아니야"

민구 아저씨는 "그건 그래, 내가 명당이라고 우리 집 근처에서 몇 번 샀는데 5천 원도 안 됐거든"

"이거 흥미진진해, 공부야 공부해야겠어"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우리가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민수 아저씨는 무슨 보물을 숨기기라고 하듯이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고함을 치셨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주 로또 번호는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번호를 위주로 1.8.10. 4. 5. 39.로 선정했다.

각자 행복 로또방에서 구매를 했고 자동은 5천 원 딱 기회 다섯 번을 받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토요일, 괜히 기분이 그랬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이건 기회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그리고 반복된 행동으로 컴퓨터를 열었다.

역시 면접을 요구하는 회사가 없다. 아 이대로 끝인가라는 생각에 다른 회사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하반기 공채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슬펐다.

짧은 아침을 먹고 집 근처 산을 타기로 했다.


얼마 만에 올라 보는 산인지 모르겠다.

잠시 학교생활이 떠올랐다. 그날은 학교에 일찍 가서 늘어지게 자고 있었는데 오후에 교장 선생님께서 무슨 일인지 다들 체육복으로 환복하고 , 산을 오르라고 하셨다. 우리는 무슨 일이냐고 이야길을 했고 그렇게 뒷산을 타는데 어떤 학생이 산에서 미끄러져서 119를 불러야 하는 일도 있어서 썩 좋지 않은 기억을 안고 있다. 이미 산에는 많은 이들이 있었다.

엄마 아빠 나이분들이 계셨다. 등치기. 나무 치기. 그냥 멍하니 산멍을 하는데 뒤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오셨다.

"나이가 젊네? 산에는 처음인가 봐?"

민구는 "네"

아주머니는 "산 좋지, 난 남편이 속 썩일 때만 오는데 참 좋아. 그 속이 뻥 하고 뚫려"

민구는 "네.." 하고 답을 하자 신통치 않은 반응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아니 그러니까 산이 다 받아준다고" 민구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전 취업이 안 돼서 왔어요"

아주머니는 "응 그렇구나. 우리 아들은 바로 됐어. 그런데 거기가 좀 거시기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먼 곳을 응시하셨다.

그렇게 짧은 대화를 마치고 하산을 하는데 많은 고등학생들이 내려가고 있었다.

나도 저 나이 때는 이 나이에 이러고 살 줄 몰랐다,

적어도 이 나이에는 멋진 남자에 여자친구와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면서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다. 고등학교 성적이 나쁜 건 아니었다. 열심히 했다. 처음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이 120등이라 충격을 먹고 2학년 때 42등까지 끌어올렸다. 그렇게 하는데 잠을 4시간만 자면서 했고 나 자신을 이겨야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코피 터져 가며 공부했더니 결과는 꼴찌를 한 친구보다 더 못 산다는 게 억울할 뿐이다.

고등학생들을 보니 젊음에는 한없는 웃음이 있고 자신에게는 비웃음이 있다는 걸 알았다. 스스로 만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위축이 되는 건 다 그놈의 취업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안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다.


집에 도착을 하니 부모님은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민구 왔냐?

엄마다.

"네"

"아니 너는 어딜 그렇게 다녀?"

민구는 "산에 다녀왔어요"

엄마는 "같이 먹자"

삼겹살을 구우며 엄마는 "오늘 추첨일이다. 그러니 우리 같이 보자. 혹시 알아, 우리 아들의 숫자가 맡을지?"

아버지는 "그래 인생은 한방이다."

목으로 넘어가는 삼겹살이 갑자기 넘어가지 않는다.

어떻게 먹는지 모르는 고기가 그렇게 배에 찰 때 즈음 이제 로또 시간을 기다렸다.

두근 거리는 마음은 중간고사를 치르는 마음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1073회 로또 추첨 시간입니다. 여러분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여자 아나운서는 오늘도 해맑다

"자 오늘은 어떤 분이 이 행운을 잡아서 행복하실지 보겠습니다"

남자 아나운서도 톤이 높다.

"자 추천 번호 뽑아 갈게요"

그렇게 공은 쭈르륵 나오고 번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자 첫 번째 1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5번 세 번째 13번 네 번째 43번 다섯 번째가... 22번 마지막 행운의 번호는 6번입니다.

손이 떨렸다. 우리가 같이 번호를 한 번호는 1.8.10.4.5.39, 그럼 이번 주 회차는 1.5.13.43.22 두 자리가 맞았다. 꽝이다.

흑, 이런 쉽게 될 리가 없다.

갑자기 전화에 진동이 울렸다.

민수 아저씨다. "이것 봐 이렇게 될 리가 없다니까. 껄껄껄."

민구는 "그렇죠. 처음 한 일인데 되겠어요. 앞으로 쭉 하시죠"

그렇게 그 첫 주는 날렸다. 그런데 뭘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냥 취업을 한 느낌이었다. 매주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금요일 오후에 만나서 각자에 이야기를 하는 것뿐인데 이게 이런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약속하나 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민구는 생각했다.

'그래 이게 어디야 ,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난 패인이야. 그래 해 보자."

그렇게 시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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