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혼자가 편하다.

by 몽접

나에게도 결혼이라는 달콤한 꿈이 있었을 때가 있었다. 과거형이다. 그래서 나도 남들처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서 엄마라는 소리를 듣고 부인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서울을 떠나 강원도 빈집을 리모델링을 해서 농사를 배워서 서울을 떠나 살아보고 싶은 로망, 그래 로망이라는 게 있었다. 그런데 그 로망은 오래가지 못했고 한 번의 연애로 나는 남자를 믿지 못했고 헤어지게 된 이유를 찾자면 서로 간의 문제이니 오히려 내가 더 문제였다고 하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난 처음부터 결혼이라는 로망이 없었던 사람이다. 그러다가 오랜 친구가 나에게 결혼을 하자고 해서 이 사람이라면 나의 밑바닥까지 사랑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을 받아들였고 지금 생각하면 커플링 하나 없이 그렇게 친구로 13년 연인으로 3년을 그렇게 16년을 많은 걸 나누고 살았다.


친구는 어딜 가나 인기가 많은 친구였다. 여자애들이 누구나 한 번은 마음에 있을 수 있는 친구였고 어떻게 보면 만인의 연인이라는 친구였는데 나는 그런 친구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은 정말 그냥 친구였다. 그래서 딱히 친구에게 연인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방학이면 시골집 근처 소박한 동동주 집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세상사 이야기 하면서 웃으며 울며 서로 통하는 게 많아서 친구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나도 친구에게 많은 의지를 하면서 서로 그렇게 살았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그만큼의 정도 사랑도 다 가져가버렸다.


그 이후 난 연애를 하지 않았고 남자 친구도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 친구들은 병이라고 하지만 난 이 친구 한 명을 만나면서 10번은 넘은 연애를 한 감정이라 지칠 대로 지쳐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누가 "자기 소개팅해볼래?"라고 물으면 나는 "아뇨, 저는 지금이 편해요"라고 말하는 게 지금까지 왔다. 엄마는 가끔 물어보셨다. "몽접아 결혼은.." 하면 나는 "엄마 나는 지금이 편해"라고 하면 "알겠다" 하시고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으셨다.


나는 내향형 인간이라 주말에도 집에서 모든 것을 한다. 밥도 그렇고 커피도 그렇고,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를 내리기도 하고 커피콩을 갈기도 하고 아니면 믹스커피를 끓여 마시기도 하고 그러다 lp 틀어서 음악 감상을 하다가 바람이 좋으면 레고 한 판을 하고 그러다 보면 저녁이 다가올 때 즈음 독서를 하고 주말은 빨리 가기 때문에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진다.


결혼한 친구들과 가끔 전화를 하면 친구들은 내 팔자를 부러워한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먹고사는 문제는 같다고. 혼자 살아도 설거지는 해야 하고 혼자 살아도 쓰레기분리수거는 해야 하고 혼자 살아도 화장실 청소는 해야 하고 아니 혼자 살아서 더 깔끔하게 살아야 해서 혼자 산다는 것은 독립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숙제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아직은 혼자가 편하다.

이런 말을 하면 타인들은 "아니 적당한 사람 나오면 또 달라지지"라고 이야기를 해주신다.



낭만이 있는 연애, 사랑을 이제 더는 꿈 꾸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슬프다.

그냥 책을 읽는 게 더 좋다. 마음 편한 게 최고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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