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좋아하세요?

클래식이 좋아서 겨울이 좋습니다.

by 몽접

겨울에는 어느 때보다 클래식을 많이 듣는다. 다른 이유는 없고 어렸을 때부터 붙은 습관이라고 하면 편할 것 같다. 내가 자란 고향은 KBS클래식 음악을 연결해 주어서 중학교에서 잠이 오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잠을 깨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잠시 쉬기도 했었다. 클래식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데 그냥 들으면 마음속에서 울렁거리는 뭔가가 있어서 글도 잘 써지기도 했고 일기도 재미있게 썼다. 하루에 듣는 클래식은 그날그날 달라서 같은 음악을 들어도 누가 연주하고 누가 어떻게 해석했느냐에 따라서 달랐고 운 좋게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어느 나라가 연주를 배경으로 해주냐에 따라서 달랐다.


중학교 3년을 내리 듣다 보니 귀가 열렸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서 책도 찾아보았고 초등학교 내내 피아노를 배우다가 중학교 가면서 그만둔 피아노를 치기 위해서 다시 피아노 학원을 등록했다. 잠시 잠깐 멈추었는데 손가락은 굳었고 감각이 느려져서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다시 3년을 다니면서 나름 성과를 얻었다. 그리고 집에 피아노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엄마에게 부탁을 드렸다.

집안 형편이 뻔한데 그랜드 피아노를 사려니 부담이 있었지만 엄마 아빠는 부지런히 알아보시고 2달 후 정말 그랜드 피아노를 사주셨다. 거실 한가운데 피아노가 들어오고 나는 주말마다 피아노를 쳤다. 잊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악보를 사고 연주를 했고 엄마 아빠 생신이 되면 연주를 했다. 미소를 감출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가고 잠시 잊고 있다가 나는 대학을 가서 본격적으로 피아노 감상을 위해서 돈을 벌게 된다. 첫 번째 내 관람은 임동혁이었다. 임동혁의 쇼팽을 듣고서 눈물을 펑펑 흘리고서 이렇게 음악을 듣고서 운다면 직접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임동혁이 연주한다고 한다면 광클릭을 해서 관람을 하러 갔었다. 그다음은 백건우 피아니스트다. 정말 우연히 템페스트를 들었는데 움직일 수 없었다. 알레그로 템페스트는 내 마음과 같다는 생각에 수없이 들어서 역시 백건우 피아니스트 공연을 보러 갔고 이후 손열음 , 용재오닐, 양방언, 조지윈스턴, 등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들었다. 표가 아깝지 않아서 돈을 많이 벌어야 듣는 귀를 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돈을 벌면 일정 부분은 관람을 위해서 돈을 할애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꼭 오페라를 보러 간다. 오페라를 처음 본 게 해외공연이 와서 한 공연인데 투란도트였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였는데 아직도 기억이 남는 건 마지막 브라보를 외치면서 사람들이 박수를 계속 치니 커튼이 올라오면서 공연 한 배우들이 다시 나와서 인사를 해주셨다. 그리고 관람석에서 다들 일어서서 큰 박수를 보냈는데 나는 울면서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늦은 저녁이 되어서 집으로 가는 길 하나하나 공연을 기억을 하면서 다음 연도는 어떤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늘 기대하는 겨울이 되어서 올해도 어김없이 공연을 보러 다닌다.

사람들은 돈 벌어서 뭐 하냐고 물어보면 난 "공연"이라고 답한다.


양반언 공연도 사실은 매우 작은 객석에서 볼 수 있었다. 일렉트릭 음악이라서 신선하게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일까? 사람은 뭐든 많이 보고 읽어야 그만큼 열리고 들린다. 물론 돈은 들어가겠지만..

하지만 아쉽지는 않다. 그런 추억들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파가니니 피아노를 모아서 들었다. 전설적인 공연들이 너무 많아서 유튜브를 주행하면서 잠시 귀를 열고서 퇴근을 하니 이런 귀호강이 없다. 파가니니는 연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곡인데 듣는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곡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파가니니곡에 빠져서 집에 가면 연주를 해 볼 생각이다.

물론 미스가 많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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