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김애란 산문집이다.
그렇다. 난 김애란 팬이다. 많은 사람들이 팬이겠지만 처음 작품이 나왔을 때부터 심상치 않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문체가 매우 깔끔한 작가이다. 소설 <달려라 , 아비>. <침이 고인다> 등 거의 다 읽었는데 소설마다 약간 씩 달랐다. 뭐 문체는 그때그때 약간씩 차이가 났지만 이 작가의 최고의 장점은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라서 정말 좋았다. 여러 여자 작가들이 있지만 단연 돋보이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다. 특히나 부사를 잘 쓰지 않는다. 본인도 부사를 쓰는 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글에서는 동사와 명사 그리고 형용사를 주로 사용하고 어투는 매우 무난한 듯하나 소설에서는 매우 공격적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슬프기도 하다. 그래서 감정적인 변화가 다양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Q. 산문집은 어땠는가?
음.. 이건 좀 소설과 많이 달랐다. 너무 차분하게 글을 써서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김애란 작가 자체가 글을 쓸 때 매우 공격적인 문체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읽었는데 그게 아니라 매우 차분하게 글을 쓰고 어딘가 묻어 두었던 재료를 꺼내 들어서 불어서 훅 하고 글을 써서 아껴먹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런 문체였다. 그리고 내용도 그러했다.
매우 일상적이었으며 독자와의 시선을 맞추려고 노력한 것 같다.
보통 소설가가 산문집을 내는 경우에 소설을 쓰던 배경이 있어서 아무래도 서술에서 수식어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동사가 많았다. 그래서 일기를 읽는 느낌이라서 매우 담담한 글을 읽어내려서 빨리 읽어 내려 읽기 좋아서 이렇게 읽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해서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렇지만 또 작가의 심경은 잘 표현해서 좋았다.
Q. 기억나는 장면은?
많은 부분을 기억하는데 처음 자신이 소설가로 입단을 했을 때 심경을 표현했는데 조심스럽지만 아주 좋았다고 표현했고 그리고 뒤에 보면 보다 듣다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글을 쓴 부분이 있다.
작가로서 글을 쓰는데 매우 담백 하지만 냉수를 마시듯 글을 써서 좋았다.
필사하겠다.
1) -이름을 들었다. 학생, 실종자, 희생자, 승객이라 불릴 때와 달리, 그들의 가족이 늘 불릴 때와 달리, 그들의 가족이 늘 불렀던 방식으로, 본명으로 , 별명으로 불리는 걸 들었다. 가족 등으로서는 살면서 만 번도 더 불러본 이름이었을 거다. 그 이름에 담 긴 한 사람의 역사가 , 그 누구도 요약할 수 없는 개별적인 세계가 팽목항 어둠 속에서 밤마다 쩌렁쩌렁 울렸다. 낮에도 새벽에도 아침에도 울렸다. 그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길을 가다, 밥을 먹다, 청소를 하다, 아랫배를 얻어맞은 듯 허리가 꺾였다. 몸 안에 천천히 차오르는 슬픔이 아니라 습격하듯 찾아오는 통증이었다. 희생자 가족 중 누구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그곳에서 그런 식으로 불리게 될지 몰랐을 거다. 뉴스를 본 많은 이들이 희생자 이름 위에 자기 이름을 덧댔다. - 258페이지
2) 어떤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베르톨트 브레히트
성문이 일곱 개나 되는 테배를 누가 건설했던가?
책 속에는 왕의 이름들만 나와 있다.
왕들이 손수 돌덩이를 운반해 왔을까?
그리고 몇 차례나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때마다 그 도시를 누가 재건했던가
황금빛 찬란한 리마에서 건축 노동자 들은 어떤 집에
살았던가?
만리장성이 준공된 날 밤에 벽돌공들은 어디로 갔던가?
위대한 로마제국에는 개선문들이 참으로 많다.
누가 그것들을 세웠던가?
로마의 황제들은 누구를 정복하고 승리를 거두웠던가?
끊임없는 노래되는 비잔틴에는 시민들을 위한 궁전
들만 있었던가?
전설의 나라 아틀란티스에서조차 바다가 그 땅을
삼켜 버렸던 밤에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들이 노예를 찾으며 울부짖
었다고 한다.
젊은 알렉산드로는 인도를 정복했다.
그가 혼자서 해냈을까?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토벌했다.
적어도 취사병 한 명쯤은 그가 데리고 있지 않았을까?
스페인의 펠리페 왕은 그의 함대가 침몰당하자 울었
다.
그 외에는 아무도 울지 않았을까?
프리드리히 2세는 7년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 외에도 누군가 승리하지 않았을까?
역사의 페이지마다 승리가 나온다.
승리의 향연은 누가 차렸던가.
십 년마다 위대한 인물이 나타난다.
거기에 드는 돈은 누가 냈던가?
그 많은 사실들. -284페이지.
작가 김애란이 좋아하는 시라고 한다.
생각이 많은 시다. 언제나 역사를 이룬 그 뒤편에는 많은 생각이 있는 법. 그래서 옮겨 본다.
Q. 산문집을 산 이유?
음.. 많은 이유가 있는데 내 글이 부족해서 앞으로는 더 많이 책을 사서 읽고 배울 생각이다. 최근에 글에 대해서 많이 부족해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내게 없는 재능을 끌어다 쓸려니 너무 힘들어서 손을 놓고 잠시 쉬어갈까도 생각을 했다. 그러다 손을 놓으면 다시 글을 쓰기 힘들 것 같아서 힘을 내기로 했다.
일단 일주일에 한 번 책을 읽는 것도 힘들다면 이건 아니다 싶어서 약속을 한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 싫어서 최대한 써보려고 한다.
어떤 글도 쉬운 것은 없다. 많이 보고 많이 배우려고 한다. 아무래도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지금의 해결책이다 싶다.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작가 몽접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