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찐따도 리콜이 되나요?

by 몽접

한 달을 거의 쉬었다. 엄마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엄마와 함께 반찬가게를 나가면서 주변에서는 다시 취업을 준비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전 통신사에서 찐따 생활을 했더니 마음에 상처가 쉽게 아물지 못했다. 엄마에게는 내가 맞지 않아서 나왔다고 했지만 눈치로는 이해한다고 하시며 더 이상 말을 하시지 않으셨다. 반찬가게는 자리를 잡아가면서 고객이 늘었고 주위에서는 배달 및 택배도 같이 하라고 했지만 일손이 부족한데 그건 말도 안 된다고 웃으면서 엄마는 거절을 하셨다. 생각해 보니 요즘 같은 시대에 택배로 돈을 버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엄마는 아날로그로 살고 계셨다.


하루를 마무리하면 엄마와 이야기를 하며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가끔 아빠 이야기가 나오면 그렇게 화를 내셨다. 하지만 엄마는 아빠를 그리워하거나 변명을 하려고 하시지 않으셨다. 아, 가끔 물어보셨다. 아빠가 보고 싶은지. 정말 진심으로 나는 보고 싶지 않았다. 내 찐따의 역사에서 아빠는 내 손을 놓은 분이다. 그런 사람이 보고 싶겠는가.


그렇게 몇 달이 흘렀을까? 면접 제안이 메일로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매각 홀딩스입니다. 저희는 김민철 씨의 경력을 보고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저희는 각 개인에게 수입을 안겨드리는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면접때 하겠습니다. 면접을 수락하시면 이 번호로 연락을 주십시오.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랍니다-


습관적으로 홈페이지를 열었다. 이번에는 속을 수 없다. 꽤 큰 회사였고 제정을 담당하는 곳이었다. 나는 앗싸를 외쳤고 엄마에게 이제야 내게 맞는 회사를 가는 것 같다고 큰소리를 쳤다.


"안녕하세요, 저 면접 보러 왔는데.."

인포메이션에 앉아 있는 여자가 나를 안내했다.

"사장님 면접 보러 오셨습니다"

사장 이름은 박희순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김민철 씨"

나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력서를 보니 공학과를 나오시고 여러 경험을 하셨더라고요"

나는 "네"

박사장은 "그럼 어떤 게 가장 도움이 되었을까요?"

나는 "인내심과 제가 어떻게 하면 회사에 도움이 될까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박사장은 "하하하하 아주 좋습니다. 저희 회사는 금융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이자를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불려주는 건데요. 보통은 은행에 돈을 넣으면 이자가 발생하는데 저희는 그런 게 아니라 금이나 은을 사거나 빌려주고 거기에 맞는 비율에 맞게 이윤을 늘려주는 거죠. 예를 들어 영희 씨가 금을 오늘 100만 원을 주고 샀어요. 그럼 저희 고객이니 저희가 거기에 맞는 비율에 이자를 드리는 거죠. 저희 회사를 통해서 금을 사면 비율에 맞는 이자를 드리는 겁니다. 이해되시나요?"

나는 "그럼 여기서 금과 은을 거래하시는 건가요?"

박사장은 "그럼요"

나는 "비율은?'

박사장은 "하루하루 다르죠? 일단 이렇게 보시면 돼요. 미국에 달러가 다르듯이 우리네 금과 은도 다르잖아요. 금값이 오르면 거기에 맞게 비율제로 올라가로 떨어지면 그만큼 또 넣어 드리지 못하고 우리 회사가 금과 은을 판매하는 연결책이라고 보시면 되고 좋은 건 담보가 확실하니까"

나는 "제가 하는 일은 뭔가요?"

박사장은 "흠.. 지금 금과 은이 없으신 분들을 유치하시면 됩니다. 만약 있으신 분들은 더 사게 하시면 되고요. 간단하죠?"

나쁘지 않았다. 경제학과를 재미로 들었던 게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박사장은 "언제부터 가능하시죠, 출근?"

나는 "내일부터 하겠습니다"

박사장은 "네 그래요, 잠깐만요.. 삐리리릭... 심하윤 씨 들어와요"

갑자기 여자가 들어왔다.

"하윤 씨 이번에 들어온 신입, 내일부터 트레이닝 부탁해요"

여자는 "사장님 알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도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엄마는 왠지 좋은 곳인 거 같다며 신나 하셨고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았다.

그전 회사보다는 낳은 곳인 것 같아 찐따의 생활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 그래 인생은 두 번 세 번 산다고 생각했다.


심하윤이라는 여자는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금과 은의 가치부터 거래 내용까지 어렵지는 않았다. 훈련이라고 해봐야 딱 3일이 걸렸다. 내 자리는 매우 정갈했으며 알고 보니 이 회사는 출퇴근이 매우 자유로웠다. 아침 11시까지 출근하고 퇴근은 3시까지도 가능했다. 고객과의 미팅이 있다면 더 빨리 퇴근도 가능했으며 아프면 연차도 가능했다. 복지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내가 받은 회원은 50명 이 50명은 이 회사에서 금과 은을 거래한 지 대략 3년 정도 된 회원이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의 내용과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지시를 받았다.

첫 번째 고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제 전화는 너무 익숙하다.

"안녕하세요, 김현정 님 여기 골딩스입니다. 저는 이번 신입 김민철입니다"

현정은 "네 그런데요"

나는 "다른 게 아니라 지난달에 금을 20만 원을 구매하시고 이번 달에는 구매를 하시지 않으셔서 아시겠지만 지금 미국에 환율이 올라서 금값도 같이 오를 거라 금을 사시는 게 좋을 듯하여 전화드렸습니다"

현정은 "지금 여유가 없어요"

나는 "그럼 약간만 사두셨다가 다시 파셔도 도움이 됩니다"

현정은 "아니 그럴 돈도 없다고요"

나는 "아 네 알겠습니다"

이게 내 첫 통화다.

그리고 다음 전화를 걸었다.

최만수다. 이 사람은 직업이 대기업 임원이고 금을 꽤 사들였다.

"띠리리잉"

"안녕하세요 골딩스 김민철입니다"

만수는 "그런데요, 회원님 이번에 금을 좀 더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아 전화드렸습니다"

만수는 "아뇨, 친구가 증권가에 있어요. 아마 나스닥이 내릴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당분간은 매입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입니다. 예의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네 죄송합니다"

이렇게 나는 점심시간까지 9명과 통화를 하고 단 한 명도 연결을 시키지 못했다.


점심을 먹고 잠깐 시간이 나서 멍뷰를 하는데 심하윤이 나를 불렀다.

"김민철 씨' 잠깐 볼까요?"

나는 "네"

"순순히 금이나 은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어요. 다들 사는데 이유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고 단순히 그분들 말을 듣고 네 알겠습니다 해서는 한 분도 컨텍을 하실 수 없어요. 이유를 설명하고 먼저 끊기 전까지 영혼을 바치세요"

나는 "그런데 다들 이유가 있잖아요. 돈이 없는데 어떻게 금을 사고 은을 사나요?"

심하윤은 "그럼 우리 회사를 통해서 팔라고 하새요?"

나는 "그럼 팔고 나면 돈이 없어서 다시 못 사면요?"

심하윤은 "그럼 다시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하세요"

나는 "네 알겠습니다"

역시 만만하지 않은 회사이다.


다음날 회사는 바빴다. 알고 보니 매주 수요일마다 회장이 모든 직원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지난주는 바빠서 못했다고 한다.


심하윤은 마이크로 "이제 사장님께서 말씀을 시작하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골딩스 여러분. 오늘도 열심히 말발을 섞어가면서 금과 은을 팔아야 하는데 영혼을 감싸며 어떻게든 수익을 올리려는 여러분의 어깨를 보면 이 사장은 정말 눈물이 납니다.

어제 친구를 만났는데 그러더군요. 야, 왜 금과 은만 파냐? 영혼도 팔지?.

제가 그랬습니다. 모든 비즈니스에는 영혼도 판다. 아주 예전부터 영혼을 팔았기 때문에 이제는 더 팔 것도 없고 딱 하나 내 자존심 하나 남았으니 이걸 팔겠다.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자존심 한 번 팔아보십시오!!"

다들 끄덕였다.

갑자기 심하윤이 "박수"

다 같이 박수를 쳤다.

사장은 이어서 "여러분들은 자존심을 팔아서 수익을 챙기고 저는 자존심을 팔아서 이 회사를 지키겠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운명의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눈물 나도 참고 이겨 냅시다. 골드 홀딩스 파이팅!!"

다들 "파이팅" 하며 그렇게 아침 회의는 마쳤다.

'그래 자존심을 팔자' 이건 정말 특별했다.

엄마는 자존심은 팔지 말라고 하셨는데 우리 엄마가 들었다면 아마 펄쩍 뛰었을 거다.

다시 전화를 돌렸다.

신기한 건 전화번호 옆에 직업과 개인 정보가 다 담겨 있다는 거다. 개인정보 유출인데 이런 회사가 합법이라는 건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접기로 했다.


나는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두 달이 다 되어 갈 무렵 일은 아주 잘 맞았다. 다들 옆에서는 한 건 했다는 낭보를 전했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은 내 생일이었다. 엄마는 미역국에 소고기를 구워 놓고 "아들 파이팅" 하시며 나가셨다.

룰루랄라 하며 나간 사무실에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나도 오늘은 한 건 해야 한다.

전화를 열심히 돌렸다.

드디어 연결된 통화 "네 안녕하세요. 골딩스에 김민철입니다. 김나나닙이시죠"

"네 그런데요?"

"네 다른 게 아니라, 요즘 금값이 계속 상승 중인데 혹시 금을 매입하실 의향이 있으실까요? 일반적으로 그냥 매입을 하시면 수수료가 붙는데 저희 골딩스를 통해서 매입을 하시면 수수료 면제에 포인트가지 쌓여서 이자가 많이 쌓입니다"

나나는 "그래요? 얼마 나요?"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희 골딩스는 첫 고객에게는 30퍼센트 수수료를 깎아 드리고 20퍼센트 포인트를 넣어 드립니다"

나나는 "지금 현금이 30만 원 밖에 없는데 가능한가요?"

이때다 "네 그럼 가능합니다"

나나는 "그럼 해주세요"

앗싸, 드디어 첫 고객이다.

나는 "감사합니다"

망했다.

반대로 말했다. 수수료 20퍼센트에 포인트 30포인트다. 내가 잘못 적어 놓았다. 심하윤에게 급히 달려가서 이야기를 했다. 심하윤은 어이가 없다며 실수를 이런 실수를 하냐며 질책했고 나는 나나라는 고객에게 다시 말을 했다. 그랬더니 "그럼 저 안 할래요"라고 하고 끊어 버렸다.

그렇다. 나의 찐따의 시작은 여기서 리콜이 시작되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점심시간 보는 사람마다 "아니 그걸 몰라?"라는 말을 했다. 나는 "아니 너무 떨려서"라고 했지만 다들 웃었다.

갈등이 생겼다. 이걸 어떻게 해야지 라는 생각에 다시 또 회사를 때려치우기에는 좋은 회사다.

그날은 하루가 길었다.

다음날 심하윤이 나를 불렀다.

"저기 어제 실수하신 점에 대해서 사장님께서 월급에서 20퍼센트를 삭감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다른 이들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알아들으셨을 거라고 믿고 그럼 가겠습니다. 마음에 들리 않으시면 사표 수리 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아니요 제가 더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심하윤은 "알아서 하세요"

이날 이후 정말 열심히 전화를 했지만 한건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 나는 상여금도 없었다. 분위기로는 너는 왜 안 나가니?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버티기로 했다.


8개월째, 이제 슬슬 지쳐가고 실적이 없으니 난 회사에 좀 먹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찐따가 되었다. 말을 걸어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다. 그때였다. 전화 한 통이 울렸다.

"여보세요"

"김민철 씨죠?"

"네"

"저 금 사려고요"

정말 반가운 전화다"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희주요"

"설마 너 중학교 때 이희주니?"

"응 나 희주"

"어떻게 알고 전화했니?"

"우리 남편 거기 다녀"

"그럼 남편에게 사"

"아니 우리 갈라섰어"

희주는 웃으며 "그러니까 네가 사줘"

나는 "아니 못 사"

희주는 "너 실적 별로 라며"

나는 열이 받아서 "좋은 말 하면서 끊을게"

희주는 "나 한 명 해주면 줄줄이 연결해 줄게"

좋은 제안이다. 그래 자존심 팔자.

결국은 희주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얼마 살 건데"

희주는 "천만 원"

이런 사상 최대이다.

"돈은 있고?"

희주는 "이혼소송료"

나는 "알겠어"

희주는 계좌번호를 불러주었고 나는 그 계좌번호로 돈을 넣으면 금을 사주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희주가 나눠서 돈을 넣을 테니 먼저 금을 사달라고 한다. 자기를 믿고. 천만 원 치의 금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게 하는 건 회사 방침과 맞지 않다. 회사 규정을 이야기를 했지만 강하게 어필하는 희주는 "내가 설마 돈을 안 줄 것 같아서 그러니?"라는 말을 하면서 괜히 자존심을 건드렸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응 왜?"

"엄마 나 돈 500백만 원만"

엄마는 뜬금없이 무슨 오백이야?"

나는 "아니 고객이 천만 원을 투자하는데 오늘 오백을 넣었어. 내일 다시 오백을 넣는데 오늘 천을 투자하고 싶데. 그래서 일단은 내가 오백을 넣어서 천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하는데 나는 오백이 없어서"

엄마는 "사기 아니니?"

나는 "아니야 알고 보니 중학교 때 친구더라고. 이번에 해결되면 다른 친구도 물어다 준데"

엄마는 "그래? 알겠다. 바로 줄게" 그렇게 도착한 오백으로 희주 오백과 나의 오백은 천이 되어서 정말 금 천만 원을 유치했다.


회사에서는 팡파르를 울렸고 드디어 나는 찐따의 생활을 좀 벗어나나 싶었다. 그다음 날 희주는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도 연락이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서 희주에게 문자 메시지 음성메시지, 녹음 다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 남편이 있다고 했으니 남편을 찾아보려 했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속도 모르는 엄마는 "아니 내 오백은 언제 줄 거야?"

나는 "아니 그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겼데"

엄마는 "갑자기?"

나는 "응"

엄마는 "너 뜯긴 거 아니니?"

나는 "아니야 그런 거"

엄마는 "아 몰라. 이번 주 주말까지 돈 줘. 엄마 곗돈 부어야 해"

마음이 급했다.

결국 희주는 잠수를 탔고 나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엄마에게 희주에게 돈을 받았다고 뻥을 치고 회사에서 내 별명은 호구가 되어서 찐따의 삶을 다시 살게 되었다. 사람들은 내 성격이 이 회사와 맞지 않다고 했다.

한숨이 나왔다. 뭘 해도 풀리지 않는 삶이 싫었다.

전화를 할 힘도 없어지고 의욕이 사라졌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갔다. 그리고 결심했다.

사표를 쓰기로 더 이상 찐따의 삶은 유지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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