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라 썰어라, 아보카도 김밥.

by 몽접

며칠 전 아는 지인이 선물이라며 과일을 보냈다. 이런 다 좋은데 고루 있는 과일에 치명적인 과일이 있었다. 그건 아보카도. 난 아보카도와 그리 친한 스타일이 아니다. 속으로 '아 그냥 딸기나 배나 이런 거 주지'라는 퉁을 속으로 하면서 하나하나 열어보는데 이런 아보카도 풍년이다.



도착과 함께 온 지인의 전화. "자기 잘 받았지?" 난 속으로 '아보카도는 전 아닌데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어찌 그러겠는가?' 난"네 너무 좋아요, 이렇게 비싼 걸 주시고.." 지인은 "쉬는데 비타민 챙겨야지, 과일이 비타민 최고야" 난 고마움에 "제가 다시 돌아가면 맛있는 거 쏠게요" 지인은 "아니야 그냥 보낸 거야" 난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과일을?"



지인은"아니 우리 집에도 살 겸 해서 하나 더 산거야" 고마움에 "그럼 저도 하나 보낼게요" 지인은 "뭘 아니야"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결국 그렇게 마무리된 이야기에 난 저 아보카도를 어떻게 먹지?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날은 좋고 바람은 불고 읽을 책은 주문과 동시에 도착을 했고 이런 신선이 없다 하고 음악을 듣는데, '그래 김밥으로 말아버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는 지인과 봉 초밥 집에 갔는데 고등어 초밥에 아보카도가 있어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났다. 그때 아마 지인은 내게 '못 먹는다 하더니 잘만 먹는구먼..' 하면서 내게 이야기한 게 기억이 난 거다.



난 빠르게 다시 중앙시장으로 갔다. 슈퍼에는 아예 김밥용 시리즈가 묶음으로 팔았다. 속으로 앗싸를 외치며 나오는 길에는 맞은편 집에서 파는 수제 핫바를 먹으며 집에 도착했다.



바람이 살랑이는데 밥을 하고 난 김밥을 말 준비를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쓴다고 했던 돗자리를 찾았다. 집 근처 공원에 가서 호사를 누릴 준비를 했다.



솔솔 나는 연기에 밥은 다 되었고 참기름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간을 한 다음 똑같은 방식으로 난 썰었고 문제의 아보카도는 최대한 얇게 하고 여러 장을 겹쳐 넣었다. 그리고 피날레는 계란지단을 했다. 색감도 있고 무엇보다 없다는 생각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후뜨르 마뚜르 말았더니 대충 10줄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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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으며 쌌던 터라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놀면서 참 별것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도 나오고 누구와 같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멀쩡이 일하는 사람 쉬어다가 앉혀 놓을 수 없는 것을. 결국 난 돗자리를 챙겨서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많았다. 야외에서는 실내 마스크를 벗어도 되니 나도 살짝 벗고 들어 누워 하늘을 봤다. 아 하늘을 보고 산지가 얼마나 되었지. 생각해보니 하늘보다는 땅을 보고 살았던 것 같다.



중학교까지는 그래도 하늘을 봤다. 그런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하늘은 그냥 시계였다. 컴컴해지고 별이면 아 오늘 공부 끝! 뭐 이 정도의 기능이었는데 하늘을 보니 내 마음도 구름 같은 솜사탕 마냥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후 늦게 간 터라 김밥 통을 열어서 김밥을 먹었다. 생수에 이것저것 싼 터라 다소 무거웠는데 가벼워진 통을 보면서 가끔씩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라는 생각에 나 자신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 나는 카레를 못 먹었다. 카레 특유의 한약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엄마는 "이 맛있는걸 왜 못 먹어?" 하시면서 의문을 가지셨는데 그래도 자식들에게는 먹이셔야겠고 고심 끝에 내리신 게 카레향을 줄이시고 고기와 감자를 많이 넣어서 수프처럼 주셨는데 우리들에게는 카레라고 하지 않으시고 감자 수프라고 하셨다.



맛은 분명히 카레의 향이 나는데 아니라고 우기시니 어쩔 도리 없이 먹긴 먹었다. 참 신기한 건 또 그렇게 먹으니 먹혔다. 싹싹 한 그릇 비우고 잠이 오니 자려고 누우니 엄마가 "맛이 있던?" 하고 물어보셨다.



난 "응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카레랑 비슷해" 엄마는 웃으시며"뭐든 생각하기 나름이지, 일찍 자" 하고 그날은 넘어갔다. 그렇게 야금야금 먹은 게 감자 수프라고 속고 먹은 게 3년이다. 결국은 카레였다.



나와 여동생은 속았다고 엄마에게 왜 속였냐고 했지만 엄마는 강황은 몸에 좋으거라시며 카레를 그렇게 끓이셨다. 결국 우리는 그 한약 냄새나는 카레를 지금은 커리라는 곳에서 잘만 먹고 다닌다. 난과 함께 올려서.

엄마는 그 모습을 보시고는 "언제는 무슨 맛에 먹는 거 아니라고 하더니.." 하시고는 퉁을 주셨다.

하지만 우리는 웃으며 "엄마 그때는 진짜 심했어"라고 말을 했고 엄마는 "알았어" 하시며 웃으셨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은 지금 내 생활과 내 입맛에도 영향을 미쳐서 내가 회사생활에 힘들 때도

지금 내가 힘든 것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럼 '그래 바꿔 생각해보자' 그러니까 내가 그 사람이고 상대가 나라고 생각하는 역지사지인 상황인 거다. 그래도 답이 같다면 내가 잘못한 게 아니고 상황에서 여지라는 글자가 있다면 난 좀 더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다.



엄마의 말에 난 이제 이렇게 내 상황판단의 기준을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아보카도도 짐이라고 생각했는데 후뜨루 마뚜르 김밥 안에서 고소한 기름 역할을 한 덕택에 잘 먹었고

이물감 없이 맛있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러니 늘 깨어있어야 한다. 늘 작은 것에도 지혜가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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