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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Jul 22. 2022

사람들은 왜 제주도를 추앙할까?

사람들은 왜 다들 제주로 가는걸 로망으로 할까? 연예인들의  모습을 봐서? 글쎄.. 잘 모르겠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제주도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내 친구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는 정말 불편한 게 한 둘이 아니라고 했다. 난 처음 이 친구를 대학에서 만났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자기가 제주도 출신이라고 말을 하니 친구들은 방언을 물었고 친구는 어색해하며 자신은 방언과 친숙하지 않다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짓궂은 선배들은 검색을 해서 제주도 출신만 안다는 방언을 마구 쏟아내며 퀴즈 아닌 퀴즈를 내며 사발식에 글자를 집어넣었고 친구는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이어진 사발식에서는 벌칙 주라며 강요의 막걸리를 마셨다. 그렇게 흔들거리는 친구의 토악질을 끝내고 우리는 친구가 되어서 자주 다니고 지금도 절친으로 잘 살고 있다.


난 물었다, 제주도 좋아?라고 , 이십 대 때 친구는 제주도를 싫어했다. 흔희 말하는 육지를 너무 동경했다고 했다. 그래서 물에서 나올 수 있다면 뭐든지 한다고 그래서 공부를 했다고 했다. 어느 대학이라도 물과 가까이 있다면 원서도 넣지 않겠다고 했다며 자신은 육지를 가겠다고 생각을 했단다. 아버지는 배를 타시고 어머니는 해녀이시니 그게 싫어서 가족관계란에 쓸 때는 가짜로 적었단다.

거친 파도 때문에 울고 웃었던 기억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날아 가버릴 뻔한 기억이 있어서 자신은 바다고 물이고 죄다 싫어서 제주도를 원망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십 대 때는 부산에서 겨우 자리를 잡아서 살았다. 아버지가 편찮으시고 개인 사정이 생겨서 모시고 살면서 부산에서 간병을 하며 친구는 결국은 아버지의 간병이 끝나고 나서 부산을 떠났다. 서울로 와 새로운 환경을 적응을 하며 살았다. 


난 그렇게 친구와 더 친밀하게 만나며 이야기를 하고 살았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우리는 늘 그렇게 인생에 꿈을 꾸며 각자의 길을 응원하며 살았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둘 다 서울은 고향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자 서울에 다른 곳에 살아도 적어도 주말에 시간을 내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다 결정적인 사건이 있어서 친구는 다시 제주도로 갔다. 친구는 제주도에서 민박을 한다. 그리고 최근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처럼 물었다.

"야 연예인들도 많고 하니 너희 집 값도 올랐니?"라고 

친구는 "무슨 , 그건 어느 쪽이냐에 따라 다르고 극과 극이지"

난 "그럼 전혀 오른 건 없고?"

친구는 "있지, 돈 많은 중국사람들한테 땅 넘긴 주인들 지금 땅 치고 후회하고 자식들에게 땅 넘긴 엄마 아빠들 후회하고 연예인과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러고 있고"

난 "그렇구나"


내심 난 좋은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결국 이야기는 좋지 않은 곳으로 흘렀다.

"제주는 아픈 역사를 가졌어, 그런데 자꾸 경관 힐링, 이렇게만 조명이 되니 맘이 아프다. 내가 역사학을 해서 그런가 좀 예민해지네"

하긴 그렇다. 지슬이라는 영화에서도 봤지만 제주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친구는 와세다 대학을 일부러 학부 때 유학을 가서 공부를 했다. 친일을 너무나 싫어했던 친구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잡겠다고 일 학년 때부터 일어를 그렇게 하더니 2학년 때 결국 와세다대학 교환학생을 신청해서 굳은 의지를 가지고 나보다 먼저 유학을 갔다.


갔다 오고 나서 더 열심히 역사 공부를 했고 그리고 내게 권한 게 유학이었다. 많이 보고 느껴야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친구의 의견에 나도 적극 동의하면서 나도 학기 때마다 국비 장학생으로 갈 수 있는 유학을 신청해서 할 수 없는 외국어를 몽니를 물어가면서 했다.


친구는 제주도가 활성화되어서 좋다고 했다. 자기가 어렸을 때는 남의 나라로 생각을 했단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뭔지 모를 이질감을 느꼈단다. 하지만 지금은 비행기며 배며 교통수단 정말 좋고 발달도 잘 되어 있어서 좋지만 자기가 어렸을 때는 육지까지 나오는데 배 출항을 기다리며 멀미를 하는 것도 일이었다고 했다.


추억이 그리 좋지 않아서 그런지 제주도에 미련은 없었지만 철이 들고 제주도에 아픈 역사를 공부하고 나서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지금은 민간단체에서 일을 하며 일본과 한국을 오고 가는 내 친구는 제주도행의 열풍에 잠시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나 역시 물었다.

"내가 모든 걸 접고 제주도로 간다, 찬성 반대?"

친구는 "반대"

난 "왜?"

친구는 "제주도는 정말 살려고 하면 불편한 곳이야 , 서울에서 익숙한 사람이 살기에는 더욱 그렇지, 그러니 넌 더 , 그리고 제주도 사람들 그렇게 말랑하지 않아. 그러니 그냥 서울 살아. "

단호한 친구에게 "내가 가면 싫어하려나?"

친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제주도의 로망이나 로맨스는 없다고. "

난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문자를 보내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커피를 마셨다.

아는 지인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겠다고 간 제주도에서 요가 학원과 힐링원을 차려서 지금 잘 운영을 하고 계신다.

나에게 여름이면 놀러 오라고 카톡을 하시는데 난 그때마다 "알겠어요"라고 가서 뵙지 못해 죄송하다.


노래는 정말 낭만적이다, 떠나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로. 그런데 그건 보는 것이고 정말 살려면 그 바다와 치열하게 살려면 힘들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제주도를 로망으로 생각할까?

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아직 제주도에 대한 내 생각과 이미지가 부족해서 일까?.. 잘 모르겠다.

암튼 궁금하다, 제주도에 대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엇 때문에 이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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