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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ug 16. 2022

주 4일 근무하면 회사 망하나요?

요즘 사내 분위기가 주 4일 근무제에 대해서 후끈하다. 물론 난 찬성이다. 반대인 사람도 있다. 일은 그대로인데 결국 그러면 집에 가서 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인 사람은 일을 집에 가져가기 싫어서 그냥 주 5일로 하고 주 4일은 하기 싫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이야기가 나온 건 연구원장님과 하는 아침 조례 회의시간이었다.

보통 브리핑을 하고 오늘 해야 하는 안건들과 한 달에 있을 콘퍼런스와 기타 안건들에 대해서 조율하고 조정하는데 연구원장님의 발언에 불이 붙었다.

연구원장님께서 지인을 주말에 만나셨는데 그 지인이 주 4일제로 일을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에게 물어보셨다.

"저기 우리도 주 4일제로 하는 게 어때?"

그때 옆에 있던 동료 k는 "저희 연구원직에 나름 급수가 있는데 가능한가요?"

연구원장님이 "알아봤는데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고 시간을 채우는 방식의 문제가 있어, 그래서 말인데 자율로 주 4일을 할 수는 있어, 그런데 일은 있지"

갑자기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전 찬성요"

앞자리 c동료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이제 mz세대들의 이야기의 향연이었다.

"당연히 찬성입니다. 어차피 하는 일은 같고 노동의 강도도 같은데 저희가 일을 집에서 재택으로 하루 하면 백업을 하는데도 여유가 있고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좀 더 여유도 있고 좋을 것 같습니다"

다 같이 찬성하는 그들만의 리그, 갑자기 훅 들어오는 연구원장님의 질문"그래 몽연구원은 어떤가?"

난 "전 주 4일 찬성합니다. 전 빨리 끝내고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날도 덥고" 속으로 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라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옆자리 동료가 눈에 힘을 주며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주 4일로 하고 금요일은 각자 백업을 정해서 조별로 움직이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콘퍼런스도 지금 많고 좀 쉬면서.."


연구원장님은 "그래 다들 의견이 그러니 수렴을 해서 결정을 하지, 당장은 아니고 좀 숙고를 해서 결정할게"

이렇게 마친 아침 조례 회의는 다들 의견이 뒤숭숭했다.


점심시간, 다들 얼굴이 밝았다.

"난 주 4일 근무하면 금요일은 무조건 일 끝내고 운동한다, 아 뱃살 진짜.." 하면서 동료 r연구원은 자신의 뱃살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이야기를 했다. 난 "난 책 좀 보려고, 고전문학을 좀 다시 봐야겠다."

연구원들 마다 각자의 삶이 있다.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밥 대신 이야기로 점심시간은 지나갔고 , 그래서 그런가 다들 들뜬 분위기에 오후 일이 시작되었다.


"자기 어디야?"

난 "독일요" 독일어 번역이라는 뜻이다. "그럼 내 것 부탁 좀 , 나 서고에 가서 완전 3시간용이거든."

난 "음 얼마나 걸려야 할까요?"

동료는 "아마 자기 실력이면 2시간?"

난 내 눈은 컴퓨터에 손으로 받지 못하고 입으로 "책상에 두시면 해드릴게요"라고 헤어졌다.

정말 정확하게 그 시간에 서고에서 돌아온 동료는 "우리 서고 정리 다시 해야 할 것 같은데 , 연도 정리를 다시!"

그때 앞자리 동료는 "그건 지옥임"

다들 웃었다.


그때였다.

"선배님 주 4일 하면 좀 나아지겠죠? 저희 일?"

그때 내 옆자리 동료는 "글쎄.. 사람마다 다르겠지? 자기는 자기일 다 하고 집에 가는가?"

후배는 "네 그러려고 노력은 합니다"

동료는 "그래 그럼 됐고 나는 나도... 그러려고 하지?"

난 "주 4일 하면 이 직업 망해?ㅋㅋㅋ"

다들 빵 하고 터졌다.


그리고 옆자리 동료는 "아니 그러니까 처음부터 주 4일 하자니까. 참 사람들이 말이야." 하면서 쓱 커피를 사서 들고 왔다.

다 같이 티타임을 즐기면서 "주 4 일하는 나라가.." 하면서 검색하는 사람도 있었고 주 4일 하면서 집에서 노동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난 그렇다.

주 4일 하면 나머지 금요일은 독서와 주역 공부를 할 생각이다.

내 스승과 공부에 하반기를 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번 하반기는 좀 단단하게 보내보기로 했다.

주 4일 일하면 망해? 지구가 망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무슨..

처음부터 주 4일 하면 될 것을, 내일 연구원장님의 폭탄발언이 "네 주 4일 하겠습니다"라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런 일이 쉽지는 않겠지.

생각만으로도 좋다.

그래 ,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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